카드업계, 대형가맹점 자발적 참여 요구 대형가맹점들, 비용 부담 커 시큰둥

  • IC단말기 교체사업을 위해 카드사와 대형가맹점들이 머리를 맞댔지만 의견차만 확인한 채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17일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은행회관 2층 컨벤션 홀에서 대형가맹점을 대상으로 첫 설명회를 열었다.

    이번 설명회에는 대형마트, 백화점, 면세점 등 신용카드 결제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대형 가맹점들과 8개 카드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카드업계는 대형가맹점의 자발적인 참여를 요구했지만, 대형가맹점은 여전히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등 서로 의견차를 확인하는데 그쳤다.

    ◇ 대형가맹점 "비용 부담 크다"

    대형가맹점들이 난색을 표한 이유는 마그네틱(MS) 카드 단말기를 IC(집적회로)카드 단말기로 전환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대형가맹점들은 '정보유출 대책'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IC단말기 설치하는데 30억~40억원 정도로 예상되는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그 동안은 관행적으로 밴사들이 대형가맹점에 카드 단말기를 무료로 보급해왔다. 그간 무상으로 지급받던 단말기를 스스로 교체해야 할 상황이 되자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대형가맹점 관계자는 "정책에 따라 교체를 언젠가는 하겠지만, 이해관계자들이 납득할 수 있게 합리적으로 정리가 되는 것이 시급하다"며 "자발적 참여만을 요구하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 카드업계 "대형가맹점 참여 없다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 안돼"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정보유출재발방지대책'에 따르면 대형가맹점은 연내에 영세가맹점은 내년 말까지 IC칩 단말기로 교체해야 한다.

    비용부담 능력이 떨어지는 영세가맹점의 경우 정보유출의 '원죄'를 진 카드사들이 1000억원의 분담금을 조성해 단말기 교체 비용을 지원키로 했다.

    문제는 대형가맹점이다. 카드업계는 자체적으로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세가맹점을 지원하는 것을 본 중대형가맹점도 비용분담을 요구하면 어쩌나 내심 걱정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영세 가맹점에 비해 카드정보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대형 가맹점이 IC단말기 교체작업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근본적인 정보유출 대비책이 될 수 없다"며 "대형가맹점들이 교체사업을 이행하는데 속도를 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7월부터 IC칩 단말기 시범사업을 시작하기로 했지만 오는 10월로 돌연 연기됐다. 분담금이 결정됨에 따라 다음달 초부터 본격적인 IC단말기 교체 시범사업이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IC단말기 시범사업은 현재 기금 조성안과 IC단말기 표준 초안만 나왔을 뿐 세부적인 일정은 진척이 없어 갈 길이 까마득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