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리테일' 급성장 성장시기에 장남 최준호 씨 대주주 올라업계선 "대기업들이 통상적으로 행하는 대물림 유형" 꼬집어팔다 남은 자사 상품 비싸게 팔아 이윤 챙겨…매출실적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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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매출 중견 대기업인 패션그룹형지가 최근 계열사인 '형제리테일'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편법 경영 승계' 의혹을 받고 있다.
업계는 특히 이번 논란이 그간 최병오 회장의 선행을 무색하게 만들었다며 기업 이미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평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패션그룹형지의 계열사인 형지리테일이 이전과 달리 기업의 외형과 매출이 큰 폭으로 뛰면서 집중을 받고 있다.
금감원 공시를 통해 2009년 형지리테일의 매출은 94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같은 해에 형지크로커다일로부터 대리점 및 아울렛 할인매장 관련 사업부문을 인수하고서 매출액이 폭등했다. 이후 2010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해 약 6.3배 오른 589억원을 기록했고, 2011년엔 745억원, 2012년과 2013년엔 각각 790억원, 762억원 등을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형지리테일의 폭발적인 성장시기와 최 회장의 장남인 최준호 씨가 대주주로 등극한 시기가 맞물리면서, 업계는 대기업들이 통상적으로 행하는 '대물림 유형'이라고 꼬집었다.
◇자사 이월상품 '싸게' 사고 '비싸게' 팔아…수익구조 '비난'
이에 따라 형지리테일의 사업 구조에도 의구심을 나타내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매출 실적을 둘러싸고 '비리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형지리테일은 패션그룹형지의 상설유통 및 건설개발사업과 양산물류센터를 전개하는 법인으로, 아울렛 운영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달리 말해, 형지리테일은 패션그룹형지에서 판매하다 남은 '이월상품'을 판매 및 처리하는 사업 위주의 기업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형제리테일이 자사 물건을 싼 값에 들여와 소비자들에게 높은 가격에 팔면서 상당한 수준의 이윤을 남기고 있다는 구설수가 돌기 시작했다.
실제로 금감원 공시를 통해 형지리테일은 지난해 762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상품매출액은 757억원이었고, 같은 기간 상품매출원가는 약 3배 낮은 251억원에 불과했다. 즉 자사에서 팔다 남은 제품을 1000원에 사들이고 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는 셈.
업계 일각에선 "패션그룹형지에서 사업부문을 넘겨 높은 실적을 기록하게 하려는 의도"라며 "기업의 경영 승계를 위한 발판으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한편 최 회장이 그간 각종 선행활동으로 쌓아온 기업의 신뢰와 진정성에 타격을 걱정하는 이들도 많다.
최 회장은 세월호 참사로 피해학생 및 고통 받는 가족들에게 사재 5억원을 기부했고, 지난 8월엔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의 발전을 위해서도 2억원을 발전기금에 전달하는 등 주위를 훈훈하게 하며 대중들로부터 높은 관심과 박수를 받아왔다.
패션그룹형지의 고위관계자는 "형지리테일과 관련해서는 아는 게 전혀 없어서 답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업계 한 관계자는 "후계구도를 짐작케 하는 대목으로 논란이 불거지면서, 그 동안 최 회장이 선행으로 쌓아온 모범적 기업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