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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개월 간 약 400억원의 전기료를 체납한 동부제철 당진공장이, 결국 한국전력으로부터 전기공급중단 통보를 받았다.
17일 한전 대전충남지역본부에 따르면 동부제철 당진공장은 지난 7~9월까지 약 422억원의 전기요금을 미납한 상태다. 월별로는 각각 7월 139억9000여만원, 8월 135억6000여만원, 9월 146억4000여만원씩 요금이 밀렸다.
당초 한전은 동부제철 측에 요금납부 안내공문을 보내고 분납을 유도하거나, 요금미납에 따른 보증 조치 기간을 연기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10월 청구요금이 추가로 발생하는 등 납부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 결국 전기공급을 중단키로 결정하게 된 것이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동부제철 측에 400억원이 넘는 서비스를 제공해왔으나 언제까지 요금이 연체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계속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월 100억원 이상 전기요금이 발생하는 큰 기업에서 계속해 요금이 체납된다면 결국 국민 전체 전기요금의 인상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이날 오후 5시 당진 1공장 냉연공장 예비공급 선로에 대한 전기 공급을 중지하고, 오는 21일 오전 10시 이후에는 2공장 열연공장 상시공급 선로를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경영상황이 악화되며 채권단으로 부터 압박을 받고 있는 동부제철 측에선 발똥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동부제철 당진공장은 전기로에서 쇳물을 뽑아내고, 이를 통해 열연 및 냉연제품을 생산한다. 필연적으로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 만큼 많은 요금이 발생할 수 밖에 없지만, 열연공장에 까지 전기가 차단된다면 동부제철 측이 느끼는 압박감도 클 수밖에 없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전기요금을 미납한 것은 사실"이라며 "아직 단전이 확정된 것은 아니고, 정상적으로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한전 측과 최대한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동부제철 채권단은 지난 2일 동부제철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동부 측과 이행약정(MOU) 체결을 추진 중이다.
정상화 방안은 신규 자금 6000억원 투입, 채무상환 유예, 53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등 자금 지원과 함께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100대 1로 차등 감자하고, 일부 자산을 매각한다는 내용이다. 그대로 MOU가 체결될 시 김 회장은 동부제철 경영권을 상실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