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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시멘트의 3세 경영을 위한 승계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미 3세들에게 넘어간 대주주 일가의 지분이 절반을 넘어섰다.
5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한일시멘트 대주주 일가가 보유한 주식자산 총액은 지난 10월10일 종가 기준 1737억원이다. 이 중 3세들에게 승계된 지분은 892억원으로 51.4%에 달했다. 이는 30대 그룹 평균인 36.3%와 비교하면 15.1%p나 높은 수준이다. 그만큼 3세 경영을 위한 승계 작업이 이젠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일시멘트 대주주 일가 3세들 가운데 선두주자는 단연 허기호 한일시멘트 부회장이다. 허 부회장은 고 허채경 창업주의 장손이자 허정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허정섭 명예회장이 여전히 주식자산의 절반 가까이를 보유하고 있지만 '차기총수' 자리는 사실상 장남인 허 부회장으로 낙점된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허 부회장이 보유한 주식자산이 다른 형제들보다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허 부회장은 승계된 총 주식자산 892억원 중 40%에 달하는 697억원이다. 반면 동생인 기준씨와 기수씨에게로 넘어 간 주식자산은 각각 104억원, 90억원이다. 허 부회장과 비교하면 7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허 부회장은 진작부터 한일시멘트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부각돼 왔다. 1997년부터 한일시멘트 관리본부장,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2005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후 2011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해 3세 경영의 기반을 다졌다.
게다가 2011년 전후 숙부인 허동섭 한일건설 회장과 허남섭 한일시멘트 회장이 지분 확대 경쟁을 펼친 이후 아버지인 허 명예회장이 더욱 힘을 실어주며 총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기반을 더욱 공고히 다졌다는 평가다. 지난 9월5일 기준 허 부회장이 보유한 한일시멘트 지분은 5.87%로 경쟁을 벌였던 숙부들과의 격차는 0.03~0.1%p에 불과하다.
여기에 한일시멘트 최대주주인 허 명예회장이 7.95%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우호지분인 우덕재단이 7.14%를 보유하고 있어 허 부회장이 총수 자리에 앉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일시멘트는 '누가 차기 총수가 될 것이냐' 보다는 '허정섭 명예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허 부회장을 비롯한 세 아들에게 보유 주식을 승계할 것인지'가 더 관심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