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 참여 사전조사보다 대화채널 구성에 초점대화 과정서 사전조사에 의견 없으면 업체 선정 급물살
  • ▲ 세월호 실종자 수색중단 결정을 발표하는 실종자 가족들.ⓒ연합뉴스
    ▲ 세월호 실종자 수색중단 결정을 발표하는 실종자 가족들.ⓒ연합뉴스

    세월호 수중수색 중단과 관련해 해양수산부가 선체 인양 사전조사 등을 위한 기구를 해수부 내에 구성하기로 했지만, 별도의 기구를 구성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부터 외국 해양구난 자문업체를 통해 인양에 관한 기술적 검토를 진행했던 만큼 해수부가 설치를 약속한 기구는 사실상 조사 기능보다 실종자 가족들과의 대화창구 기능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실종자 가족들이 사전조사를 원점에서 다시 하자고 요구하지 않는 한 세월호 인양 논의는 인양업체 선정 단계로 넘어가면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11일 정부의 공식 수색 중단 발표 이후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영 장관이) 세월호 인양에 관한 기술적 검토와 선체·해역에 대한 종합적인 인양 사전조사 등을 위한 기구를 해수부 내에 구성하기로 했다"며 "인양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실종자 가족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채널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은 "수색의 최후 수단으로써 인양에 대한 충실한 사전조사와 기술적 검토를 통해 한 줄기 희망의 빛을 갖고 살아갈 수 있게 정부에서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해수부가 부처 내 기구·조직을 임의로 신설할 수는 없는 만큼 실종자 가족이 밝힌 해수부의 별도 기구는 태스크포스(TF)팀을 의미한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하지만 해수부가 별도의 인양 관련 전담팀을 구성할지는 미지수다.


    실종자 가족이 밝힌 TF팀의 주된 역할이 인양 관련 사전조사와 기술적 검토인데 이미 항만국에 이와 관련해 전담팀이 가동돼왔기 때문이다.


    해수부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도 본연의 업무와 함께 TF팀 형태로 인양과 관련한 기술적 검토 등을 해왔다"며 "또 다른 TF팀을 구성한다기보다 실종자 가족들과의 대화채널을 만드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해수부가 약속한 인양 관련 TF팀 성격이 실종자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사전조사보다 가족들과의 소통창구로서 역할에 초점이 맞춰질 거라는 얘기다.


    해수부는 지난 5월 영국 해양구난 자문업체 TMC와 자문계약을 맺고 인양업체 선정작업에 착수하면서 국내·외 사례조사나 인양을 위한 기술적 검토는 대략 마무리한 상태다.


    인양과 관련해 실종자 가족을 대상으로 이미 한 차례 기술적 검토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는 TMC 컨설팅 당시 맹골수로의 빠른 조류와 1.5m 안팎의 탁한 시야, 여름철 태풍과 겨울철 잦은 파랑 등 까다로운 인양 조건을 설명하고 인양업체로부터 기술제안서를 받았다.


    국내 업체 2곳과 외국 업체 5곳 등 총 7개 업체가 기술제안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실종자 가족들이 TF팀을 통한 대화 과정에서 기존 사전조사 내용에 이견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세월호 인양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된다.


    인양을 위한 첫 단추인 인양업체 선정 단계로 바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인양방식을 먼저 정하고 업체를 선정하는 게 아니라 업체를 선정하고 나서 정밀조사를 거쳐 인양 설계와 방식을 결정하게 된다"며 "기술제안서는 받은 상태이므로 인양업체를 재공모하지 않으면 업체 선정을 위한 검증작업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