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노조·정치권 반발 "이사회가 모르는 차기 회장 말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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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임이 삐걱거리고 있다. 당초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금융권과 정치권이 '관치 낙하산 인사'라고 반발하면서, 선임이 연기되고 있어서다.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은행연합회는 지난 24일 열린 이사회에서 은행연합회장 선임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은 이사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사회 멤버들 사이에 여러 의견이 나왔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28일 총회 이전에 다시 간담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이날 이사회에는 박 회장을 비롯,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겸 국민은행장, 홍기택 KDB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김주하 농협은행장, 아제이 칸왈 SC은행장 등이 참석했다.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임이 파행을 겪는 이유는 외부에서 특정 후보를 밀고 있다는 논란이 일면서 노조를 중심으로 금융권과 정치권에서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조합원 50여 명은 이사회가 열리는 도중, 은행연합회 회의실 복도에 모여 집회를 열며 이사회 멤버들을 압박했다.김문호 금산노조 위원장은 노조원들과 함께 이사회가 열리는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 "금융 관련 기관들이 회장이나 행장 선출의 투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회추위 또는 행추위를 구성해서 선임 절차를 밟고 있다"며 "은행연합회도 이 절차를 밟아줄 것을 요구한다"고 발언했다.금산노조는 이후 성명서를 통해 "은행연합회 이사회가 관치금융 낙하산 인사에 굴복해 서둘러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연합회가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올바른 결단을 내리기를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금산노조는 또 "하영구 전 행장이 차기 연합회장에 내정됐다는 서을 언론에 알린 금융권 고위 관계자를 끝까지 찾아내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노조는 "금융당국이 하 전 행장 내정설을 언론에 흘리며 사실상 관치 인사를 시도했다"며 강력 반발한 바 있다.금산노조는 이 날 은행회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김기준, 이상직, 이종걸, 이학영 의원 등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국회의원들이 참여해 '은행연합회장의 밀실인사를 중단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주장했다.금융권 한 관계자는 "하 전 행장이 내정됐다는 설은 떠도는데, 정작 이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아무 이야기가 오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정말 우스운 모양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