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주역 출신 성악가, 오페라 해설가, 교수 등 클래식계 종횡무진
  • ▲ 소프라노 윤정인 ⓒ뉴데일리경제
    ▲ 소프라노 윤정인 ⓒ뉴데일리경제

     

     

    "클래식은 수백년 전 사람들이 즐겨듣던 '유행가'라고 할 수 있죠. 요즘 유행가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에 클래식을 처음 듣고 곧장 즐겨 듣게 되는 것은 쉽지 않아요. 클래식은 입문, 초급, 중급, 고급 분야로 세분화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클래식 입문자와 초심자들이 클래식의 진정한 매력에 빠질 수 있는 음악을 전파하는 메신저가 되고 싶어요."

    똑부러지면서도 차분한 말투와 단아한 외모를 가진 소프라노 윤정인은 대중들이 클래식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도록 클래식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메신저가 되기를 자처했다. 화려한 외모와 경력 때문에 선뜻 다가가기 어려울 것 같았던 그였지만 직접 만난 소프라노 윤정인은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넘치는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 ▲ 소프라노 윤정인 ⓒ소프라노 윤정인
    ▲ 소프라노 윤정인 ⓒ소프라노 윤정인

    연세대학교 음악대학원 성악과를 졸업한 윤정인은 오페라 무대의 소프라노뿐만아니라 해설이 있는 오페라 콘서트에 해설자로도 활발하게 무대에 서고 있다. '노래하는 클래식 해설가'로 불리는 윤정인은 지난해부터 국립오페라단과 함께 '전국 방방곡곡', '오페라 잔치' 콘서트로 전국을 돌며 오페라 해설가 겸 소프라노로 맹활약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과 함께 전국을 돌며 클래식 공연을 하다보니 정말 많은 걸 깨닫고 배우게 됐어요. 클래식 공연을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지방 관객들을 만날때면 해설자로서의 제 책임이 크게 느껴져요. 클래식과의 첫 만남을 어떻게 해야 쉽고 재미있게 풀어갈까 하는 고민들이 많아지는 거죠."

    윤정인의 이같은 고민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자연스럽게 풀렸다.

    "예전에 한 증권업체 광고에 나왔던 '피가로~ 피가로~'로 시작하는 노래는 관객들이 다들 아시더라고요. 그래서 광고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에 나오는 '나는 거리의 만물박사'가 바로 그 곡이라는 걸 이야기하는거죠. 또 제가 해설을 하면서 노래도 한 소절 들려주기도 하고 그런 방식으로 쉽고 친근하게 관객들에게 다가갔더니 관객분들께서도 마음을 여시더라구요. 정말 뿌듯했죠."


     

  • ▲ 소프라노 윤정인 ⓒ소프라노 윤정인

     


    대학원 재학 시절 서울시오페라단에서 모차르트의 첫 오페라 '바스티앙과 바스티엔느' 주역으로 데뷔한 후 100여회 오페라 주역을 맡았기 때문인지 윤정인은 오페라인으로서의 사명감도 남달랐다.

    "저는 성악가, 해설가, 교수 등 다양한 직함을 갖고 있지만 저를 지탱해주는 제 뿌리는 오페라라고 생각해요. 오페라 공연때는 싱어로서, 해설 있는 오페라에서는 해설도 하고 노래도 하면서 오페라인으로서의 사명을 갖고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일반 소프라노들보다 관객들과 더 가까이에서 호흡해 온 탓인지 윤정인은 관객과의 만남을 일회성으로 여기기보다는 소중한 인연으로 간직하고자 한다. 신중하면서도 따뜻한 그의 성격이 그대로 배어났다.

    "제 클래식 해설이나 오페라 특강을 듣고 클래식 공연장을 다시 찾은 관객들도 분명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전 스스로를 '오페라 홍보대사'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노래를 하는 무대이건, 해설을 하는 무대이건 저와 만난 관객들을 모두 소중한 인연으로 생각해요. 관객들과 데이트 한다는 생각으로 특별하고 소중한 시간을 만들고자 늘 더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 ▲ 소프라노 윤정인 ⓒ소프라노 윤정인

     


    윤정인은 더욱 쉽고 친근하게 클래식을 대중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성악과 해설뿐만 아니라 다양한 클래식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천재 작곡가 조지 거쉬인의 음악과 함께하는 해설음악회 '올댓 조지 거쉬인' 공연에서 재즈 곡을 성악으로 표현해 내는 등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초보 관객들을 클래식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클래식계가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전 성악과 해설뿐만 아니라 오페라 홍보, 아나운서, MC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고 그 경험들이 만나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믿어요. 언젠가는 저의 그런 경험을 모두 융합하고 압축시켜 오페라, 콘서트 등을 기획하는 예술감독 활동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윤정인은 "해설자뿐만 아니라 저의 기본 토대인 싱어로서도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관객들께 꾸준히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앞으로 유연한 프로그램, 친숙한 레퍼토리로 클래식 소통의 장을 여는 가교 역할을 하며 클래식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소프라노 윤정인은 연말과 2015년 새해에도 빡빡한 스케줄이 예정 돼 있다.

    12월에는 국립오페라단 오페라잔치 콘서트와 대한민국 오페라대상 시상식 사회, 각종 송년 콘서트 무대에 서며 새해에는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오페라대상 수상자 음악회 '베르디 vs 푸치니 골든오페라 갈라콘서트', 오페라 '사랑의 묘약', 말레이시아 왕궁초청콘서트, 인도네시아 문화외교 콘서트 등 다양한 무대에 서는 것은 물론 앙상블팀 음악감독 및 토크콘서트, 살롱오페라 등을 기획하며 어느때보다 바쁜 한해를 보낼 계획이다. 국내 클래식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그의 행보를 더욱 기대해본다.

  • ▲ 서울시오페라단 '돈 빠스꽐레' 주역 '노리나' 역으로 무대에 선 소프라노 윤정인 ⓒ소프라노 윤정인
    ▲ 서울시오페라단 '돈 빠스꽐레' 주역 '노리나' 역으로 무대에 선 소프라노 윤정인 ⓒ소프라노 윤정인

     


    소프라노 윤정인은 이후 세종문화회관에서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돈 빠스꽐레', '돈 조반니', '라 트라비아타', '피가로의 결혼' 등 각종 오페라 주역으로 출연했으며 KBS열린음악회, 북유럽, 동남아시아 각지 문화외교 콘서트에도 출연했다.

    또한 국립오페라단, 서울시오페라단,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등지에서 오페라, 콘서트 수백 회 해설자로 무대에 올랐으며 제4회 대한민국 오페라대상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호원대학교 외래교수로서 후임 양성에도 힘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