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절실한 금융지원 과제는 '소기업-저리, 중기업-장기'
  • ▲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연합뉴스

    중소기업 10곳 중 9곳은 내년 자금수요에 대해 올해와 비슷하거나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대내외 경기가 어려운데다 뾰족한 돌파구도 없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지 않는 등 중소기업의 위축된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전국 중소제조업체 300개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금융이용 애로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78.3%는 내년 자금수요에 대해 '올해수준 유지'라고 응답했고 11.7%는 '올해에 비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자금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중소기업의 자금사용 용도는 '설비투자'가 50.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원부자재 구입 30.0%, 부채상환 10.0% 순이었다.


    필요자금 확보와 관련해 중소기업의 71.4%는 '올해 필요자금을 70% 이상 확보했다'고 응답했으며, 10.9%는 필요자금의 절반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 자금조달 애로로는 '높은 대출금리'가 19.4%로 가장 높았다. 이어 '까다로운 대출심사'(17.3%), '매출액 위주의 한도설정'(17.3%) 등이 주요 애로로 나타났다.


    보증기관의 지원 개선방향에 대해선 '심사절차(서류) 간소화'(33.6%)와 '보증료 인하'(28.1%)가 우선 과제로 꼽았다. 최근 5년 내 '심사절차 간소화'가 1순위 과제로 조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증료 인하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지난해와 올해 크게 늘었다.


    판매대금 수취와 관련해선 '현금(수표포함) 결제'가 67.2%로 지난해(49.5%)와 비교해 17.7%p 높았고, '어음'(22.6%), '현금성 결제'(10.2%)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간 정부가 어음대체 수단으로 권장하던 '현금성 결제수단'은 '은행의 상환청구권 행사', '결제일 장시간 소요' 등 애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 내년 자금수요 전망 ⓒ중기중앙회
    ▲ 내년 자금수요 전망 ⓒ중기중앙회


    효율적인 정책금융 지원방향으로 중소기업 56.7%는 '기술력·성장성 우수기업 집중지원'을, 37.3%는 '저신용·소기업 위주로 자금지원'을 꼽았다. 다만 중기업일수록 우수기업에 집중지원을 요구하고 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저신용·소기업 위주로 '자금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재원의 효율적 배분방식은 기업 간 의견조율이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절실한 금융지원 과제로는 '정책금융 저리지원'(25.8%), '장기자금 지원'(22.9%)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소기업은 '정책금융 저리지원', 중기업은 '장기자금 지원'이 각각 1순위 과제로 꼽혀 기업규모별 정책자금 지원방식과 형태를 다르게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기중앙회 최복희 정책총괄실장은 "올해 중소기업 자금조달이 전년에 비해 비교적 순조로웠던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경기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기관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중소기업 대출을 우선축소하거나 조기상환을 요구하는 관행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기업과 금융기관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