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억원 할인한 1조79억5천만원 가격으로 인수에 돌입
  • 닭고기 유통기업 하림이 국내 벌크선사 부문 국내 1위 해운사인 팬오션 인수에 첫 삽을 떳다. 

팬오션 인수대금은 총 1조79억5천만원으로 책정됐다.

하림그룹은 투자 파트너인 JKL과 함께 글로벌 해운기업인 팬오션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고 실질적인 인수작업에 돌입했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를 통해 팬오션 인수에 나섰던 하림그룹은 지난해 12월18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실사작업을 벌여왔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계약안에 대해 최종 허가를 받은 팬오션과 M&A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하림그룹은 팬오션 인수대금 총 1조79억5천만원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8,500억원, 나머지 1,579억5천만원은 회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될 예정이다.
 
팬오션 인수는 변경 회생계획안에 대한 법원 및 채권단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이로써 김홍국 회장의 오랜 꿈이었던 곡물 유통 실현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인수에 적극적이었던 김 회장은 곡물 벌크 운송 인프라를 갖춘 팬오션을 통해 글로벌곡물유통사업 진출을 이뤄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림이 인수전에 발벗고 나선 이유 가운데 특히 국내 사료생산 시장 1위의 저력을 바탕으로 현재 미국,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에 진출해 있는 사료 및 축산 사업을 세계시장까지 확대할 야심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하림은 전체 4조8000억원의 매출 중 사료 부문이 1조4000억원 차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큰 성과는 입찰 가격이다. 

당초 예상 입찰 금액 1조610억원에서 530억원을 할인한 1조79억5천만원 가격으로 인수에 돌입한 것이다. 

하림그룹 측 한 관계자는 "철저하게 준비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라며 "팬오션이 올해 유가하락 등의 호재를 맞아 회생절차를 거치고 나면 안정적인 사업구조로 재편돼 EBITDA(상각 전 이익)만 35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 체결에 관련 업계의 반응도 뜨겁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닭고기 전문업체인 하림이 팬오션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의아했는데 글로벌 곡물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작업이다"라며 "당초 예상보다 체결 가격까지 낮춰져 더욱더 관련업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앞으로 하림그룹은 "팬오션이 과거의 명성과 영광을 되찾고 우리나라 해운업의 부흥을 위해 기여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회생계획을 마련하여 후속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 ⓒ하림그룹 제공
    ▲ ⓒ하림그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