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건설업, 중남미·아프리카·CIS국가 등서 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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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자료사진.ⓒ현대건설
    ▲ 자료사진.ⓒ현대건설


    대한민국 광복 70년. 반세기를 넘는 그 세월은 경이(驚異)의 기록이었습니다. 국부(國父) 이승만을 중심으로 한 건국(建國)과 6·25전쟁, 산업화, 민주화를 거치며 대한민국은 상전벽해(桑田碧海)라 할 만한 변화와 발전을 일궈냈습니다.

     

    연평균 7.4%의 급속한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경제 규모는 1000배 이상 커졌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성공 스토리는 5000년 역사상 가장 극적인 페이지를 만들어냈습니다. 2015년, 뉴데일리경제는 '놀라운 광복 70년'을 온전히 평가하는 한 해로 삼아, 경제·산업 전 분야에 걸쳐 과제와 처방을 진단하고, 다가올 70년을 대비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국내총생산(GDP) 1조4495억달러,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세계 13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에는 건설산업의 피와 땀이 녹아 있다.

     

    1965년 1인당 국민소득 105달러였던 시기, 후진국이었던 대한민국은 맨손으로 황무지를 개척하고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해외로 나가 해외건설사업을 따냈다. 그 결과 2015년 현재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6839억달러에 달한다. 역대 공사건수 1만488건, 진출국가는 146개국이다.

     

    세계시장에서 건설강국으로 성장한 것이다.

     

    올해는 우리 건설산업이 해외에 진출한 지 50주년을 맞는다. 누적 수주액 7000억달러 돌파는 물론 반백 년의 해외건설실적을 보유하게 되는 만큼 기대가 큰 해다.

     

    하지만 국내·외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다. 해외수주 텃밭인 중동지역의 정치적 불안과 유가하락에 따른 발주지연,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책변동 등 수주 여건이 악화됐다. 유망시장인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도 저성장 추세로 인프라 투자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해외건설 수주 종가인 현대건설은 "환율불안과 유가하락으로 신흥국과 중동 산유국의 발주 환경 악화가 예상된다"고 밝혔고 중남미의 강자인 포스코건설은 "중국·인도 등 신흥국의 저가 공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선진국의 협공 등으로 해외 수주 환경이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건설수주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 건설사들은 진출국·공종 다변화 등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건설 시장은 복합적으로 봐야 한다"며 "중동을 비롯한 해외에서 우리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많은 걸 배웠다. 양보다는 질을 강조한 수주 원칙을 지키며 동아시아, 아프리카, 독립국가연합(CIS) 국가 등 시장 다변화 전략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대형 건설사들의 신규수주 목표액은 △현대건설 27조6900억원 △삼성물산 15조6800억원 △대우건설 12조5000억원 △GS건설 11조8500억원 △대림산업 9조2000억원 등이다.

     

    이들 건설사는 아시아와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시장 개척에 힘을 쏟는 한편 플랜트 일변도에서 벗어나 인프라 사업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 ▲ 자료사진.ⓒ대림산업
    ▲ 자료사진.ⓒ대림산업


     

    현대건설은 올 신규 수주 목표치의 70%가량을 해외수주에서 달성할 계획으로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중남미와 CIS국가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전망이다.

     

    삼성물산도 수주목표의 65%를 해외에서 따낼 방침이다. 철저한 수익성 위주의 선별수주로 리스크를 줄이면서 기술력과 실적을 바탕으로 한 양질의 프로젝트에 집중한다는 전력이다.

     

    지난해 부진한 해외수주실적을 보인 대우건설은 중동을 벗어나 아프리카 등에서 수주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실제로 알제리본부를 신규 설립하는 등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했다.

     

    GS건설도 마찬가지다. 올해 신규 수주 목표의 절반가량을 해외에서 따낼 계획으로 수익성 위주의 수주로 경쟁력을 높이면서 CIS국가 등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늪에 빠진 대림산업은 플랜트 중심의 수주비중을 해상 특수교량, 수력발전, 지하철, 항만 등으로 다변화해 해외 토목·인프라 시장에서 안정적 수익 기반을 다져나갈 방침이다.

     

    정부 역시 신시장 개척에 힘을 더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해외 인프라사업 공동 진출을 위해 한국투자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수자원공사·도로공사 등 공공기관, KDB인프라운용·신한BNPP자산운용 등 글로벌인프라펀드 운용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들은 해외투자개발사업 공동 진출 협의회를 구성, 투자 대상 산업에 대한 투자환경 조사와 해외 인프라 사업 발굴·공동 참여 등 금융투자와 사업 발굴 간의 긴밀한 협조를 논의해 갈 예정이다.

     

    송석준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은 "이번 MOU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따른 해외건설·플랜트 고부가가치화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한국투자공사와 인프라 관련 공공기관의 업무협력은 해외인프라사업 공동 진출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한국투자공사를 통해 세계 국부펀드와의 투자협력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 ▲ 자료사진.ⓒ현대건설
    ▲ 자료사진.ⓒ현대건설


    기획재정부 등도 해외수주실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중소·중견기업 수주 확대와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지원, 민간금융기관 동반진출 활성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 역시 올해 여신 목표액 80조원 중 27조5000억원을 해외건설과 플랜트 등에 지원키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내달 1~9일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카타르 등 중동 4개국을 차례로 방문, 각국 정상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순방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건설·플랜트, 에너지, 교통·철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외교가 중동에서 지연되고 있는 대형 프로젝트 발주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초 해외건설 수주 분위기는 좋다. 2월 현재까지 총 78억2600만달러를 수주,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수주고를 올렸다. 대림산업, GS건설,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마수걸이'에 성공했다.   


  • ▲ 해외건설 총괄계약현황.ⓒ해외건설협회
    ▲ 해외건설 총괄계약현황.ⓒ해외건설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