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고유 정신문화의 뿌리를 찾는 내용의 창작오페라 선비가 제1회 대한민국창작오페라페스티벌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됐다.

     

    (사)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 창작오페라페스티벌 조직위원회(위원장 이긍희)는 11일 오페라단연합회 최남인 이사장, 김학남 명예이사장, 강민우 부이사장, 김경아 사무국장 등 평가위원 5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평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선비는 지난해 오페라단연합회가 120개 회원오페라단을 대상으로 공개 모집한 오페라페스티벌 참가 작품 4개 중 피날레 작품으로 선정됐으며 이날 심사로 그 중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된 것이다.

     

  • 음악과 캐스팅 연출 조명 의상 등 총 8개 항목으로 나누어 진행된 평가에서 선비는 전 항목에서 평점 96점으로 최고 점수를 기록하며 평가위원 전원 일치로 최우수 창작 작품으로 선정됐다.

     

    선비는 탁월한 음악성은 물론 정신문화라는 주제를 재미있고 즐겁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는 창작오페라에 대한 인식을 일소하고 창작오페라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대부분의 오페라들이 러브스토리나 영웅전을 다룬 것인데 비해 어진 마음과 배려 등 우리나라 고유의 아름다운 정신문화를 주제로 했다는 점에서 해외 주요 극장 공연 등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됐다.

     

    선비는 또 지역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해 세계인의 공감을 사는 문화 예술작품으로 완성, 우리나라와 세계무대에 내놓을 만한 컨텐츠로 발전시켰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소재 개발과 컨텐츠 발굴에 사활이 걸린 정부의 한류 사업은 물론 우리나라와 세계인들에게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컨텐츠 개발에 목말라하는 지방 자치 단체들에게도 큰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최남인 이사장과 김학남 명예이사장 등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창작페스티벌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좋은 작품의 창작과 유망한 인재의 발굴 등 기대 이상의 많은 성과를 이루었다”고 평가하고 “내년부터는 관계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한층 더 발전된 페스티벌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평가회를 준비한 조직위원회 김경아 사무국장은 선비가 “우리나라 70년 오페라 역사에 새 희망을 보여준 뛰어난 작품으로 보는 평가가 많다”고 말하고 “창작오페라 페스티벌을 통해 이처럼 탁월한 작품이 등장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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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cus] 한국 창작오페라의 새로운 지평을 연 ‘선비’

     

    오페라 ‘선비’는 기존의 많은 창작 오페라가 오페라 전문가에게 안겨줬던 답답함과 비관론을 갖게 했던 작품상의 근본적인 주요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창작 오페라의 한계라고까지 생각했던 지평을 넘어선 성공적인 열매들을 우리나라 오페라계에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비가 페스티벌 최우수작품에 선정된 '숨은 비결'은 5가지로 요약된다.

     

    [비결 1] 탁월한 작품성

    우선 탁월한 작품성이다. 입에 착착 붙는 가사와 중독성 있는 아름다운 음악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오페라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곤 한다. 선비는 우선 가장 근본적인 관점인 작품성 면에서 지루하다는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전문 대본가인 조정일의 ‘입에 착착 감기는 대본’과 머릿 속을 맴돌며 떠나지 않는 중독성 높은 가사, 그리고 백현주 작곡가가 작곡한 음악 전편에는 서양 오페라의 근본을 잘 지키면서 조화롭게 살려내 효과를 극대화 시킨 우리 전통가락의 맛이 잘 살아 있다.

     

    [비결 2] 탁월한 캐스팅, 여성 3인방 시너지 효과

  • 주역으로 활동한 소프라노 이화영과 바리톤 제상철, 메조소프라노 최승현, 테너 김동원 등 오직 실력으로만 명성을 드높인 기성의 최고 성악가들의 캐스팅이 돋보였다. 별도의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신예들은 최고의 연주와 액팅으로 단숨에 최고의 오페라 성악가 그룹에 합류하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었다.

     

    백현주 작곡가와 함께 우리나라 오페라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 사람들은 이미 여성 지휘자로 최초의 오페라하우스 지휘 등으로 상당한 인정을 받아온 지휘자 김봉미와 지난해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 연출상을 거머쥐면서 연출계 중진으로 발돋움하고있는 연출가 이회수이다.

     

    이들 여성 3인은 서로 시너지를 높이며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해 관객들을 오페라 선비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했다.

     

    [비결 3] 합창-오케스트라-조명-분장의 호흡

    김봉미가 지휘한 헤럴드필오케스트라와 이우진 단장이 이끄는 메트오페라합창단의 합창, 한국과 일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공홍표 감독의 조명, 오페라 전문 분장 팀을 이끌고 있는 이정수팀의 분장, 무용팀의 화려한 안무와 연기자들의 연기가 현대 무대 예술의 최고 종합 예술이라는 오페라의 강점을 유감없이 살렸다.

     

    또한 언제나 보아온 우리나라 고유의 의상이었지만 보는 이들로 하여금 “우리 한복이 저렇게까지 멋이 있었나”하는 경탄을 자아내게 할 정도로 아름답고 멋지게 제작한 박선미의 의상은 한국 오페라의 세계화 가능성을 높이는데 까지 큰 보탬이 되었다.

     

    이같은 점 때문에 이 오페라에서는 창작오페라로서는 흔치않게 “정말 재미 있었다, 한번도 졸지않고 다봤다, 눈물을 흘렸다. 선생님과 공무원 학생 성직자 등이 꼭 봐야 한다”는 등의 관객들 평가가 줄을 이었다.

     

    [비결 4] 아름다운 정신문화가 주제

    선비는 세상에 향기를 전하는 아름다운 한국 고유의 정신문화를 주제로 했다.
    어질고(仁), 바르고(義), 예의(禮)를 존중하며, 지혜로움(智)을 추구하는 아름다운 한국정서의 뿌리를 찾아서 그 향기를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전하는데 성공했다.

     

    지금까지의 오페라는 외국의 경우나 국내 창작을 막론하고 거의 대부분이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나 영웅전 또는 재미만을 추구한 막장 드라마가 대부분으로 왕이나 귀족들의 고급 오락물에 가까운 것이었으나 선비는 철저하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주제로 했다. 

     

    [비결 5] 시대를 초월... 가장 필요한 행복 이야기

    물질 만능의 시대를 사는 우리는 역설적으로 생활이 풍요해질수록 더욱 불행해지는 모순을 겪고 있다. 선비를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안빈낙도하는 선비들의 삶에서 우리의 삶을 되돌아 보고 행복감에 젖는다는 감동을 전한다.

     

    선비는 특히 지역의 소재를 글로벌화 하는게 특징이다. 안향이 전한 선비정신이 뿌리를 내리는 과정을 담고 있다. 영주지역을 배경으로 했지만 결국 글로벌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오페라라는 문화예술로 담아냄으로써 한국의 자랑스러운 정신문화를 세계에 내놓을 만한 작품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지금까지 오페라가 여러 편 제작되었으나 대부분 1회성 공연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그 이유는 오페라가 원래 대중성이 있어서 흥행을 추구할 수 있는 장르가 아닌데다가 어렵사리 예산을 만들어 공연을 하더라도 예산부족 등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기가 어렵고 재공연의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된다. 창작오페라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는 가장 구체적인 방법이 재공연 여부를 보는 것이었다.

     

    선비는 재공연과 재재공연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창작공연의 성공을 위한 탄탄한 발돋움을 시작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