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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 상용 시험장. 직선 주행 테스트에 최적화된 시험 도로 위에 현대차 주력 중소형 차량들이 폭스바겐 골프와 맞물려 시속 170km까지 속도를 낸다. 현대차가 개발한 더블클러치변속기(DCT) 장착 모델들. 벨로스터 1.6 가솔린 터보를 비롯해, 엑센트 1.6 디젤, i30 1.6 디젤, i40 1.7 디젤 등 DCT 4총사가 골프와 성능 경주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대차가 폭스바겐 등 유럽 브랜드가 선도하고 있는 더블클러치 변속기 기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변속기는 제조가 어렵고, 가격이 높기 때문에 고급 수입자동차나 구동력 손실이 없어야 하는 경주용차에 적용돼 왔지만, 최근에는 연비와 성능을 모두 만족할 수 있어 적용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
최근 소비자들도 연비 효율과 가속감을 위해 더블클러치에 대한 관심이 쏠리면서 현대차 DCT 역시 'ℓ당 20km'를 실현할 차세대 파워트레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 양승욱 파워트레인 센터 전무는 "2013년 선보인 2세대 제네시스를 기점으로 변속기 기술력은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게 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대차 DCT vs 폭스바겐 DSG=현대차가 마련한 DCT 변속기 차량 체험 행사는 폭스바겐의 소형급 차량을 겨냥했다. 폭스바겐은 현대차에 앞선 2003년에 6단 DCT, 2008년 7단 DCT를 개발해 대부분의 차량에 탑재한 글로벌 선두 메이커다.
최근 7단 DCT를 적용한 엑센트 디젤 , i30 및 i40 디젤, 그리고 가솔린엔진 모델인 벨로스터 터보 모델이 선봉에 섰다. 비교 대상으로는 폭스바겐의 7세대 골프 1.6 TDI와 폴로 1.6 TDI 모델.일반적으로 DCT 변속기는 자동 대비 6~10% 연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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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토크 경쟁에서 현대차가 압도한다.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가장 폭 넓게 적용하고 있는 폭스바겐의 경우 최대 토크 25.5kgm의 엔진에만 건식 7단 듀얼클러치 DSG 변속기를 사용한다. 대표적인 모델이 골프 1.6 TDI와 폴로 1.6 TDI.현대차의 7단 DCT는 대응토크가 34kgm로 비교적 높다. U2 디젤 엔진에 적합한 파워로 i40 디젤에 최적화됐다.
◇ i40 디젤∙벨로스터 터보, '부드러운' 변속=변속감에서 취재진의 기대감을 높인 모델은 i40 디젤과 벨로스터 터보.i40 디젤의 경우 자동변속기와 폭스바겐의 DSG 변속기의 중간쯤 위치하는 부드러운 변속감이 강점이다. 연료 효율에 집중하는 중형세단이지만 직결감도 수준급이다. 부드러운 변속감 역시 폭스바겐 파사트에 적용된 DSG와도 경쟁력을 갖는다.
벨로스터 터보 역시 경쾌한 가속력과 변속감각이 특징이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파워는 1330kg의 차체중량과 조화을 이룬다. 현대차 측은 벨로스터 터보의 경우 변속 로직을 가장 스포티하게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빠른 고단수 변경과 변속시의 직결감은 자동변속기가 따라 올 수 없는 민첩성을 보였다. 도로 주행에서도 만족감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
두 모델은 부드러움과 연비를 강조하면서 더딘 다운시프트는 빠른 업시프트에 비해 아쉬운 대목이다. DCT 변속기의 특성상 이런 현상은 체감도가 크다. 또 빠른 가속 상황에는 토크컨버터 타입 자동변속기처럼 두리뭉실한 변속감을 전한다.
엑센트 디젤은 7단 DCT 변속기 적용 모델 중 가장 직결감이 좋았다. 고회전을 가장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세팅이었으며, 상대적으로 가벼운 체체중량으로 인해 경쾌한 가속감을 보여줬다. 지나치게 거친 감각의 폴로 1.6 TDI보다 만족감이 높았다.
◇친환경 로드맵 첫 시동 'DCT 경쟁'=현대차는 지난 4년 여의 연구개발을 통해 독자적으로 7단 DCT 변속기를 개발했다. 후발주자 임에도 다양한 시도를 통해 듀얼클러치 자동화변속기의 단점인 변속충격에서는 경쟁자보다 앞선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연비는 대등한 수준을 유지했다.
대중차에 적용되는 한정된 비용의 변속기 임을 감안하면 높게 평가할 부분이다.
현대차는 다단화 DCT는 물론 고성능 차량에 적용할 습식 DCT 변속기의 개발도 진행중이라고 한다. 앞으로 선보일 완성도 높은 DCT 변속기가 기대된다.
현대차 7단 DCT 개발을 총괄한 임기빈 변속기개발 실장은 "7단 DCT는 고성능, 고효율, 친환경이란 3가지 키워드를 만족하는 변속기로 2020년까지 현재보다 25% 연비 개선향상 로드맵의 첫발을 뗀 것이라 할 수 있다"며 "향후 디젤, 가솔린 터보 다운사이징 엔진 중심으로 7단 DCT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