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나눔재단 감사 출신 후보 선임 논란
현대미포조선도 MJ 캠프 출신 후보 변경
  • 최근 정몽준 대주주의 측근을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해 독립성에 논란을 빚은 현대중공업그룹이 끝내 후보자를 교체했다.

    현대중공업은 기존 송기영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자를 유국현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변경한다고 18일 공시했다. 유 후보자는 오는 27일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신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후보자 변경과 관련해 "일신상의 사유로 인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송 전 후보자가 정몽준 대주주의 측근으로 불리며 사외이사 자격에 논란이 일자 이에 부담을 느낀 회사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7일 "송 후보는 최근까지 지배주주 정몽준의 특수관계인 지위에 있었으며, 법으로 정한 사외이사의 자격요건에 배치되는 인사"라고 지적한 바 있다.

    송 후보는 지난 2월말까지 아산나눔재단 감사로 재직했는데, 정 대주주가 현재 아산나눔재단의 명예이사장으로 있어 사외이사 자격에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아산나눔재단은 지난 2011년 정 대주주와 현대중공업 등이 출연해 설립한 공익법인이다.

    그 근거로 경제개혁연대는 "상법규정 상 상장회사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해당 회사의 사외이사가 될 수 없으며, 최대주주가 임원의 임면 등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법인과 그 이사⋅감사는 특수관계인에 해당된다"며 "즉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는 정몽준이고, 아산나눔재단과 그 이사⋅감사는 정몽준의 특수관계인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중공업 측은 "송 후보가 지난 2월말로 감사직을 내려놔 법률상 문제가 없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개혁연대는 "법률상 문제가 없다고 해 송 후보의 사외이사 자격에 정당성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며 "외형적 연결고리가 끊어지더라도 최소 2년간은 사외이사가 될 수 없도록 한 것은 지배주주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인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라는 취지"라고 답변했다.

    한편 현대중공업 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도 같은날 사외이사 후보를 이수희 한별 변호사에서 노환균 태평양 고문 변호사로 변경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 변호사의 경우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정몽준 서울시장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역임하는 등 지배주주와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사외이사로서 부적합한 인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