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에도 양질의 의료서비스 반드시 필요" 강조 2006년 '보훈병원' 지정… 수술전액지원 등 의료봉사 앞장 서울 권역 대학병원 제외, 24시간 응급 개두술 유일 병원 양·한방 협진의료시스템·재활시스템 구축 등으로 환자 예후 주력
  • ▲ 안승준 동작경희병원장ⓒ이종현 사진기자
    ▲ 안승준 동작경희병원장ⓒ이종현 사진기자

     

  • ▲ 안승준 동작경희병원장ⓒ이종현 사진기자

    [조안나 기자가 만난 명의] '집무실 없는 병원장', 안승준 동작경희병원장을 만났다. 167병상 규모 종합병원의 선봉장으로 있으면서도 병원장으로서의 품위보다 환자의 회복을 위해 더욱 낮은 자세를 취하는 그는 올해로 69세다. 실제로 그를 아는 후배 정형외과의들은 "환자를 오래된 친구처럼 보살펴주시는 진정 대가이시며 참 겸손하신 분"이라며 존경의 표시를 마다치 않는다.

     

    안승준 동작경희병원장의 진료실은 소박하다. 진료실 한 편에 걸려있는 일정표엔 환자 진료와 수술 일정만이 가득하다. 40년이 넘는 세월을 꼬박 병원에서 보냈을 그는 "설에도 환자를 보며 명절을 보냈다"며 웃어보였다. 안 병원장은 지난 1960년대 경희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후 정형외과 외래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시 의사회 동작지부 회장과 동작경희병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1960년대 고향 강원도에 정형외과 전문의 3명밖에 없어
    지난 세월 안타까움, 정형외과 전문의 길 이끌어

     

    다섯 남매 중 셋째로 태어나 선친의 직업이었던 의사를 업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했다는 그는 1960년대 후반 고향인 강원도 태백시에 정형외과 전문의가 3명에 불과한 것을 보고 졍형외과를 지원했다고 고백했다.

     

    "당시 강원도는 탄광산업이 한창인 탓에 탄광사고로 인한 정형외과 환자들이 넘쳐났습니다. 산이 많은 지형이라 한 여름 폭우에 산사태가 일고 기차가 떨어지는 등 대형사고들이 잇따랐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의료진이 없어서 안타까웠습니다."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길을 걸은 지 어언 40년을 훌쩍 넘긴 그는 경희대병원에서 수련 당시 제재소에서 일하던 중 톱에 한 쪽 다리가 잘린 대퇴부 절단환자(38. 남)를 치료한 것이 지금도 또렷하다고 털어놨다.

     

    "대퇴부 절단환자 접합술을 실제로 시행해 완치에 성공한 사례는 당시 저와 같이 집도하신 유명철 교수님이 최초입니다. 대퇴부 절단환자의 경우 근육 괴사를 막기 위해 혈전을 방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 1주일동안 환자 옆에서 숙식을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안 원장은 정형외과 대가란 수식어답게 '최초'라는 타이틀을 꽤나 보유하고 있다. 대퇴부 절단 환자 수술 국내 최초뿐 아니라 90년대 강남세브란스에서 레이저와 내시경 또한 정형외과 의사로서 처음으로 허리디스크 치료에 도입했다.

     

    현재까지 그는 무려 5000건 이상의 수술을 직접 집도했다. 현재도 하루 3-4건, 한 달 평균 80건의 수술을 직접 집도할 정도로 열정을 보이고 있다. "20년 이상 척추분야 수술을 척추내시경술로 했으며 어깨, 무릎, 발목 등에 내시경수술과 인공관절에 관심을 갖고 계속 집도하고 있습니다." 

     

  • ▲ 안승준 동작경희병원장ⓒ이종현 사진기자

     

    서울 권역 대학병원 제외 24시간 응급 개두술 가능 병원 유일
    ·한방 협진 의료시스템 구축으로 환자 만족도 높여

     

    동작경희병원은 서울 권역 명지성모병원 등 대학병원 제외하고 병원급 유일하게 24시간 응급 개두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유명하다. "24시간 응급 의료시스템 구축을 위해 최근 3층 전부를 중환자실로 구성했습니다. 총 20병상을 마련해 현재 대학병원이나 인근 병원에서 중환자 전원 요청 시 90% 이상 케어가 가능합니다."

     

    특히 본원은 부설한의원 진료를 개시해 양·한방 협진진료를 선도하고 있다. 통증클리닉, 뇌질환클리닉, 재활클리닉, 비만클리닉, 추나 요법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8층에 재활치료센터를 열고 환자들의 예후를 살피는 데 주력하고 있다.

     

    "양방이 체계적인 과학적 치료를 한다면 한방학은 500년 역사에 걸쳐 내려온 철학적, 동양적 치료로 정신적 치료에 도움을 줍니다. 양한방 협진으로 증상에 맞게 환자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편 동작경희병원의 외래환자수는 2014년 한 해 기준 총 8만8천3백82명이었으며 월평균 7천3백65명, 일평균 2백42명이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본원 진단방사선과는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선사하기 위해 올해 최첨단 검사 장비인 64채널 CT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향후 기존 CT장비로 촬영치 못했던 범위까지 볼 수 있게 됐으며, 특히 심장과 혈관의 이상 진단에 획기적인 결과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상동맥협착과 같은 경우, 95% 이상의 높은 음성 예측도를 보여 기존의 침습적 관상동맥 조영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 안승준 동작경희병원장ⓒ이종현 사진기자

     

     

    2006년 '보훈병원' 선정된 동작경희병원
    지역사회 위한 의료 사회공헌활동에 앞장

     

    안승준 병원장이 동작구에 병원을 설립한 것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소외된 계층도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그의 철학 때문이다. 안 원장은 지난 30여 년 간 노인 등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그는 빈곤 노인층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   


    "현재 대한민국 평균 노인 부양 지수는 전국이 16.7%이며 서울시 노인 부양지수가 15%입니다. 그 가운데 동작구는 서울시보다 높은 16.08%로 관악구 서초구의 노년 인구에 비해 65세 이상 노인이 많이 거주하며 저소득층 및 소외계층 주민들도 적잖습니다. 이중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이 상당하므로 각별한 관심을 요합니다."

     

    동작경희병원은 지난 2006년 이래로 '보훈병원'에 선정돼, 동작구와 함께 지역주민들을 위한 의료봉사에 힘쓰고 있다. 현충일 의료지원, 저소득층 복지관 노인 요양센터. 사회복지관 정기 진료, 저소득층 노인 식사 무상 지원, 서울시 교통 장애인협회 교류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수술비가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 등 소외계층을 위해 무상으로 수술을 해주는 등의 선행도 마다하지 않는다. "의사의 삶은 개인의 가치가 아니고 열린 마음의 공생의로서 환자의 치료를 도와주는 마음이 그 본질이 되어야 합니다. 환자의 건강을 도와 사회에 조력자 역할을 해주는 사람, 그런 자세로 지역사회에 이바지 하고 싶습니다."

     

    "환자를 전인격적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그는 오늘도 그를 찾는 환자를 위해 낮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 "동작구 최고의 노인 전문 요양병원을 설립하고 싶다"는 그의 꿈이 실현되길 응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