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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 계좌이전 간소화가 오는 27일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증권사들의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100조원에 달하는 연금저축 시장을 사실상 보험사가 80% 가량 차지하는 등 독식하고 있어 증권사들 입장에선 고객을 빼앗아 올 수 있는 구도이기 때문이다.
2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27일부터 '연금저축 계좌이전 간소화' 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금저축 가입 고객은 연금저축 계약 이전을 위해 신규로 개설할 금융회사 한 곳만 방문해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연금저축 계좌이체 제도는 지난 2001년 도입된 바 있다. 그러나 여태껏 연금저축 계약이전을 위해서는 기존 거래 금융기관과 신규 금융기관 두 곳을 영업시간 동안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연금저축 계좌이체 간소화 시행으로 고객들이 '원스톱(one-stop)'에 계좌를 갈아탈 수 있게 되면서 연금저축 시장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100조원 규모인 연금저축 시장을 현재 보험사가 80%가량 독식하고 있고 은행이 13%로 그 뒤를 잇는다. 증권사의 경우 7% 안팎으로 집계되고 있는 형국이다. 때문에 계좌이체 간소화 방안이 시행되면 오히려 증권사들이 보험사와 은행권의 고객들을 빼앗아 올 가능성이 높은 시장 구조란 얘기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연금저축 이동 간소화로 인해 장기 투자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갖춰 선택의 폭이 넓은 대형 증권사로 이동이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실제로 금융투자업계는 지난 연말 연초부터 모객(募客)행위가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작년 말께부터 연금저축 상품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한 곳도 있으며 KDB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대표이사까지 발 벗고 나서 거리에서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들어서도 연금저축계좌 상품을 신규로 가입하거나 계약이전, 또는 추가로 납입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연금저축 미생 이벤트 시즌2' 경품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추첨을 통해 하와이 여행상품권과 제주도 여행상품권·주유상품권 등을 증정하는 행사로, 지난 2월 비슷한 이벤트 당시 경품으로 내걸었던 백화점 상품권이나 피자교환권 보다는 고액의 경품이다.
NH투자증권은 연금저축계좌와 개인형 퇴직연금(IRP) 신규·기존 가입 고객, 타사 이전 고객들을 대상으로 최대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준다. 현대증권은 연금저축·개인퇴직연금(IRP)·소장펀드 등 절세형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 중 2명에게 각각 금 100돈짜리 골드바를 주는 '절세세끼 삼색 디저트 이벤트'를 열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확정금리인 보험·은행 연금 상품보다는 연금펀드 등 변동금리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가 많아졌다"며 "전부터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연금저축 계좌이전 간소화 방안이 시행되기만 한다면 바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각 사마다 상품이 상이하겠지만 금융업권 간은 물론 동종업권 내에서도 고객유치에 더욱 힘쓸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산관리의 한 부문인 만큼 상담 서비스 등 자산관리 서비스에 능한 업체들이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