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신경영-밀라노' 선언 통해 강조iF, IDEA 어워드서 매년 수십여개 수상작 배출도
  •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할 당시 모습. ⓒ삼성그룹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할 당시 모습. ⓒ삼성그룹

     

    삼성전자는 전자업계에서 '디자인'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1971년부터 본격적인 제품 디자인을 시작하며 '디자인'이라는 개념을 재정립하기 시작했다. 당시 디자인은 제품 설계가 끝난 뒤 외관을 장식하는 것에 불과했지만 삼성은 이에 한 발 앞서 제품의 경쟁력을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디자인 경영을 실천한 것이다.

    2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985년부터 디자인을 중심에 두는 ‘디자인 경영’을 제시했다. 제품의 생산과 유통·판매까지 구조 전반에 걸쳐 디자인의 의미를 재정립하는 것에서부터 삼성의 디자인 경영은 시작됐다.

    이건희 회장은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에서 삼성 경영진과 해외 주재원 200여 명을 대상으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내용의 '신경영 선언'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며 삼성의 발전을 강조했다. 

    이건희 회장은 당시 "앞으로 세상에서 디자인이 제일 중요해진다. 개성화로 간다. 성능이고 질이고 이제 생산기술이 다 비슷해진다. 개성을 어떻게 하느냐, 디자인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힘주어 말하며 디자인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를 계기로 삼성은 디자인의 질적 변화를 실천했으며 1996년에는 '디자인 혁명의 해'를 선언하고 '사용자에서 출발해 내일을 담아내는 디자인'이라는 삼성만의 디자인 철학을 발표했다.

    이러한 강력한 디자인 혁신을 감행해 삼성은 수많은 세계 일류 제품을 만들었지만, 삼성전자가 초일류 브랜드로 올라서기 위해선 새로운 도약과 의식 전환이 필요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2005년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 전략회의에서 이건희 회장 주재로 디자인 전략회의를 열고 '제 2의 디자인 혁명'을 선언했다.

    이 회장은 "삼성 제품의 디자인 경쟁력은 1.5류다. 제품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는 시간은 평균 0.6초인데 이 짧은 순간에 고객을 붙잡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고 말하며 디자인 혁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 ▲ 삼성전자의 IDEA·iF 디자인 어워드 수상 실적. ⓒ삼성전자
    ▲ 삼성전자의 IDEA·iF 디자인 어워드 수상 실적. ⓒ삼성전자

     


    삼성의 디자인 경영은 약 5년 주기로 3번의 큰 변화를 거치며 도약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세계 2대 디자인 어워드로 불리는 IDEA와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매년 수십여개의 수상작을 배출하며 진가를 발휘했다.

    IDEA는 지난 1980년부텉 매년 미국에서 개최되는 디자인 공모전으로 미국산업디자인협회와 비즈니스위크지가 공동 주관한다. iF 디자인 어워드는 1953년부터 독일 하노버에서 실시, 가전·컴퓨터·조명기구·의약품 등 10개 분야의 제품을 심사한다.

    △디자인 전략 1.0 "삼성전자만의 스타일"

     

  • ▲ 2004년 iF 디자인 어워드서 수상한 SPH-X9100. ⓒ삼성전자
    ▲ 2004년 iF 디자인 어워드서 수상한 SPH-X9100.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01년 CEO 직속체제인 ‘디자인경영센터’를 출범하며 업계 최초로 디자인 경영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또 디자인 전략 1.0 ‘울림이 있는 단순함(Simplicity with Resonance)’을 발표하며 삼성다운 디자인 요소를 발굴하고 적용해 디자인 외관의 완성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삼성만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동시에 세계 주요 디자인 어워드에 적극적으로 출품해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휴대전화와 모니터의 심플한 디자인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2003 iF 디자인 어워드에서는 PDA폰인 'SPH-i330'과 15형 TFT LCD 모니터 '152T'가 우수 디자인상을, IDEA에서는 17형 LCD TV가 금상을 각각 수상했다. 또 2004년에는엔 삼성전자의 PDA폰 'SPH-i500'과 휴대전화 'SCH-X800', 'SPH-X9100'이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에 이름을 올렸다.

    △디자인 전략 2.0 "삼성전자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요소"

     

  • ▲ (왼쪽부터) 2006년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 싱크마스터 모니터와 2007년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 R7 LCD TV. ⓒ삼성전자
    ▲ (왼쪽부터) 2006년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 싱크마스터 모니터와 2007년 iF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 R7 LCD TV. ⓒ삼성전자

     


    삼성전자만의 스타일을 정립한 디자인 전략 1.0에 이어 2006년에는 디자인 전략 2.0 ‘감성 여행을 창조하라(Create an Emotional Journey)’를 수립했다.

    삼성전자는 조형 완성도에 '감성'을 담아 삼성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요소를 개발하고 사용자의 감성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2006년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40형 LCD TV, 50형 PDP TV 등이 상을 받으며 그 해 최다 수상 기업으로 선정됐다. 특히 싱크마스터 770P는 IDEA, 일본의 굿 디자인상 등 세계적인 어워드를 모두 휩쓸며 디자인상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등 최고의 모니터로 평가받았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IDEA에서 누적 수상 17개,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누적 수상 129개의 기록을 세우며 디자인 역량을 인정받았다. 

    △디자인 전략 3.0 "소비자 경험과 가치를 극대화하는 디자인"

     

  • ▲ 2012년 IDEA 수상작 갤럭시 노트. ⓒ삼성전자
    ▲ 2012년 IDEA 수상작 갤럭시 노트. ⓒ삼성전자

     


    제품이 하드웨어 그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자 삼성전자는 제품을 소프트웨어·서비스·경험의 총체로 정의하고 의미 있는 디자인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하며 이러한 변화를 디자인 전략 3.0에 담아냈다. 

    삼성전자는 '의미를 부여하라(Make it Meaningful)'이라는 슬로건 아래 디자인이 제품 외관과 스타일뿐 아니라 소비자 경험과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2012년 IDEA에서는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펜과 노트'라는 아날로그 감성을 디지털 제품에 더한 갤럭시 노트와 삼성 스마트TV ES8000이 본상에 오르는 등 7개 부문을 수상했다.

  • ▲ 2013년 IDEA에서 선보인 삼성 콘셉트 프린터 오리가미(위)·클립(아래 왼쪽)·메이트 프린터. ⓒ삼성전자
    ▲ 2013년 IDEA에서 선보인 삼성 콘셉트 프린터 오리가미(위)·클립(아래 왼쪽)·메이트 프린터. ⓒ삼성전자

     


    특히 2013년 IDEA에서는 혁신적인 공정방법을 제시한 콘셉트 프린터 3종 모두 금상을 수상했다. 사용자의 라이프 스타일과 사용 환경을 고려할 뿐 아니라 환경을 생각하는 디자인으로 주목 받은 것.

    삼성이 선보인 '오리가미' 프린터는 폐종이를 재활용해 제작됐고 '클립'과 '메이트' 프린터는 각각 클립과 패널만 이용해 프린트 외관을 쉽게 완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 ▲ 올해 iF 디자인 어워드 2015에서 삼성전자는 SUHD TV, 기어 VR, 기어 서클 등 총 48개 수상작 배출. ⓒ삼성전자
    ▲ 올해 iF 디자인 어워드 2015에서 삼성전자는 SUHD TV, 기어 VR, 기어 서클 등 총 48개 수상작 배출. ⓒ삼성전자

     


    올해 초 삼성전자는 독일에서 열린 iF 디자인 어워드 2015에서 금상 7개를 포함 총 48개 수상작을 배출하며 iF 디자인 어워드 사상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시키는 'SUHD TV'와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 VR', 목걸이형 웨어러블 '기어 서클' 등의 제품 디자인으로 최고상을 수상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앞으로의 또 다른 디자인 경영 5년을 준비하기 위해 현재 미국, 영국, 일본, 중국, 이탈리아, 인도 등 6곳의 해외 디자인연구소를 운영하는 등 디자인 거점을 늘려가고 있으며 올 초에는 '서비스디자인' 조직을 신설했다. 김영준 디자인경영센터 전무가 총괄하는 이 조직은 사용자경험(UX)에 대한 결과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행동과 생각 등을 분석해 마케팅과 서비스를 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