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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가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 현지 생산공급 체제를 확보하는 등 중국 전기차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23일 삼성SDI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6월 엔진 피스톤 및 실린더 생산 중국 1위 기업인 안경환신그룹 및 부동산 및 투자 전문 산시(陝西)성 국유기업인 시안고과그룹과 합작사 '삼성환신'을 설립하고, 지난해 8월 시안(西安)에 전기자동차 배터리공장 건설을 시작해 올해 10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삼성SDI 시안법인은 중국 내 글로벌 배터리기업 중 최초로 전기차용 배터리 셀 제품의 전공정 일괄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기자동차 기준 올해 말까지 연간 4만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 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시안법인은 올 해 10월부터 양산을 시작하여 중국에 위치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에 배터리를 납품할 계획이다. 라인 본격가동 첫해인 2016년부터 풀가동해야 할 물량을 이미 수주했다.
더불어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는 지난해 5월 동관(東莞)에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공장을 준공하고 양산을 시작했다. 2010년 준공한 톈진(天津) 공장과 함께 동관 공장에서는 자동차 내외장재에 적용되는 플라스틱 소재를 양산하고 있으며 중국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중국 현지 기업들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오토상하이2015(이하 상하이 모터쇼)'에 참가해 전기자동차용 내외장 소재를 전시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자동차에 적용되는 배터리와 소재의 중국 현지 단납기 공급체제를 갖추는 것은 물론 글로벌 모터쇼 전시 등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SDI가 이처럼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2013년 단일 국가 최초로 자동차 판매량이 2000만 대를 돌파하며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올라섰다. 최근에는 전기자동차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온 힘을 쏟고 있다. -
중국 정부가 전기자동차 도입에 주력하는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대기오염 때문이다. 지난 1일 중국 환경보호부가 공개한 '대기오염 관리 9대 중점 도시'의 오염원 연구분석 결과에 따르면 베이징, 광저우, 선전, 저장성 항저우 등 대도시 대기오염의 최대 오염원이 자동차 배기가스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중국은 전기자동차 도입으로 에너지 자립을 꾀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1위 에너지 소비국으로 에너지 소비 급증에 따른 에너지자원 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강구하고 있다. 특히 원유의 경우 56.7%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에너지 해외 의존도를 줄여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전기자동차의 확산을 장려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전기자동차를 신에너지 산업으로 선정하고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보조금 지원과 차량 취득세 면제 등 각종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중국의 전기자동차 보급 대수는 약 8만3000여 대로 세계 3위를 기록했고, 전기버스는 3만6500대, 전기자전거는 2억3000만 대다.
시장조사기관 B3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중국에서 총 1만9000대의 전기자동차가 팔렸으며 이는 전년 대비 약 38% 증가한 수치이고, 2014년에는 2013년 대비 245% 이상 증가한 약 7만여 대의 전기자동차가 판매됐다.
업계에서는 중국 전기차 시장이 올해 11만대, 내년 24만대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전기자동차 500만대 보급을 목표로 지난해 7월 '신에너지 자동차(NEV, New Energy Vehicle) 정책'을 발표했다.
신에너지 자동차란 중국 정부에서 지정한 세금감면, 보조금 등 각종 지원금과 규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친환경 전기동력 자동차로서 하이브리드 자동차(HEV)를 제외한 EV(전기자동차),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FCEV(연료전지자동차)만 해당된다. 중국정부는 이 신에너지 자동차를 2020년까지 500만 대를 보급하겠다고 밝힌 것.
중국 정부는 2017년 말까지 NEV 구입시 취득세 10%를 면제해 준다. 기존 PHEV에 최대 3만2000 위안, EV에 최대 5만4000 위안이 지급되던 보조금제도에 지원제도가 또 한 가지 추가된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 중앙정부는 2015년까지 40억 위안의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각 지방정부에서도 다양한 보조 및 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 정부에서 보급대상으로 삼은 전기자동차는 개인 승용차, 정부차량을 비롯해 버스, 택시, 기업용 출퇴근 차량, 운송차량 등 다양한 차량이 포함된다. 베이징과 상하이 같은 중국의 대도시들은 올해까지 1만대 이상의 전기자동차를 보유해야 하고, 중소도시는 5000대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또한 오는 2016년까지 각 도시 내 국가기관은 새로 구입하는 차량의 30% 이상을 전기자동차로 채워야하며 이를 달성하지 못할 시 시범도시에서 탈락하게 된다. 자동차 연비도 14.5km/ℓ로 규제하고 있으며 2015년 말에는 연비규제를 위반하는 완성차 제조업체에 대해 벌금을 부과하는 방침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