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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청명 포스코 가치경영실장(부사장)이 사실상 경질됐다. 계열사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가스전 매각을 놓고 그룹 내 갈등이 일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이를 추진하던 조 부사장에게 직접 책임을 물은 것이다.
포스코는 조 부사장을 가치경영실장에서 회장 보좌역으로 인사발령 했다고 10일 밝혔다. 조 부사장은 조만간 워크아웃이 결정된 포스코플랜텍의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실상 좌천인사라는 평가다. 공석이 된 가치경영실장직은 전략위원으로 근무하던 전중선 상무가 임시로 맡는다.
조 부사장은 포스코 비상경영쇄신위원회 구조조정 분과위원장직에서도 자연스레 내려오게 됐다. 이영훈 부사장이 조 부사장의 뒤를 잇는다.
조 부사장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가치경영실을 책임질 정도로 권 회장의 신뢰가 깊었던 인물이다. 권 회장이 '읍참마속'을 결정한 것은 미얀마가스전 매각을 둘러싼 조직 내 갈등과 혼란이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권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3월부터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안을 다각도로 검토해왔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는 대우인터의 자원개발 부문 매각을 살폈고 조 부사장이 이를 직접 챙겨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문서가 외부로 유출되며 시작됐다. 대우인터 내부 분위기는 어수선해졌고 전병일 사장도 사내게시판을 통해 미얀마가스전 매각에 공개 반발했다. 그는 "포스코는 우량자산이 아닌 부실 자산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면서 이에 대해 권 회장에게 직접 건의한 내용들도 게시판에 그대로 게재했다.
포스코 측은 이 같은 전 사장의 행동을 사실상 '항명'으로 보고, 조만간 그를 해임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가스전 매각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여러가지 구조조정 시나리오 중 하나인데, 기정사실화 된 것처럼 대응하며 필요이상으로 분란을 일으켰다는 점도 한 몫했다.
권 회장은 조 부사장 또한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가치경영실에 작성한 문서가 외부로 유출된 점은 물론 계열사 구조조정을 담당하면서 그룹사간 갈등을 초래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전 사장이 해임될 것으로 알려지며 대우인터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포스코 측에서도 조 부사장을 경질시킬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사실상 주요요직으로의 복귀는 힘들 것으로 고나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