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위기에 처한 관광업계 도와야…정부가 보증서겠다는 것"전병헌 의원 "메르스 보험이라니…어드벤처 관광상품이냐"보험업계 "기본 통계도 없이 어떻게 상품을 만드나…현실적으로 무리"
  • ▲ 메르스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한 중국인 관광객.ⓒ뉴데일리 DB
    ▲ 메르스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한 중국인 관광객.ⓒ뉴데일리 DB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메르스 안심 보험’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어려움에 처한 관광산업을 지원해야 하는 문체부의 입장을 감안하더라도, '한국에 대해 좋지 않은 이미지만 더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메르스 보험은 오는 22일부터 1년간 입국하는 모든 해외 관광객이 자동 가입하며, 확진판정을 받으면 △여행 경비 △치료비 전액 △보상금 3000만원·사망 시 1억원까지 보상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문체부는 메르스 보험이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국내 관광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국내 관광업계의 방문객 유치활동에 대해 보증을 서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변재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16일 국토교통부로터 제출받은 '국적항공사별 국제선 여객 예약취소 현황’ 자료에 의하면 △대한항공 약 8만명 △아시아나 6만3237명 △제주항공 2만1957명 등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행을 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 메르스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한 중국인 관광객.ⓒ뉴데일리 DB


    이와 함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윤관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문체부로부터 제출 받은 '메르스로 인한 인바운드 관광 감소'자료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10일까지 전년대비 방한관광객이 20% 감소한 약 9만명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관광수입 손실도 약 1221억원에 이른다.

    문체부는 이러한 관광업계의 손실을 줄여주기 위한 대책으로 메르스 보험을 발표했지만, 여론은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전병헌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체부가 나서서 세계적으로 '메르스 어드벤처 관광상품'을 선보인 것이냐"고 꼬집었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국장은 "정부가 할 일은 메르스 확산 방지에 역량을 집중해 사태를 속히 종식시켜 국민들이 안심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적으로 특정 질병을 공짜로 보장한 예가 없으며, 한국이 메르스 창궐국가라는 인식만 심어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메르스 같은 특정 질병을 보장하는 보험이 전례가 없는 데다, 오히려 외국인들에게 한국에 대해 '메르스 국가'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만 심을 것이라는 뜻이다. 

    문체부가 메르스 보험을 협의한 삼성화재·동부화재·LIG손해보험 등 손보사들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없다"고 말을 아끼고 있다. 현대해상만 "지난 2009년 신종플루가 문제됐을 때도 이와 비슷한 보험을 출시한 적이 있다"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을 만들 때 기본이 될 관련 통계도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만들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굳이 필요하다면 정부가 모든 것을 진행해야지, 업계에 떠넘겨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메르스가 시급한 현안이라 해도, 보험을 구성할 수 있는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상품을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