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지분구조로 일부선 "경영권분쟁 본격화 될수도" 동빈·동주 형제, 지분율 엇비슷···신격호 총괄회장의 '선택' 관건
  • ▲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연합뉴스
    ▲ 왼쪽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연합뉴스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을 둘러싸고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전 부회장이 '1차 반격'을 가하면서 롯데그룹의 '지분 구조'가 도마위에 올랐다.

    쿠데타 사건은 하루 만에 진압됐지만 롯데그룹의 복잡한 지분구조 등을 고려하면 두 형제간의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최근 일본 롯데그룹의 주지회사격인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신동빈 회장이 한·일 롯데를 장악하게 되면서 업계에선 신 회장의 '완승'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신 회장은 롯데그룹 경영권을 확고히 할 지분을 아직 물려받지 못한 상태다. 더욱이 두 형제가 현재까지 보유한 지분율도 엇비슷해, 아버지의 지분을 넘겨받고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다툼이 예상되고 있다.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포장재 회사 광윤사(光潤社)와 롯데 일가가 일본 롯데홀딩스를 지배하고, 이 롯데홀딩스가 다시 일본 내 롯데 계열사와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지배하고 있다.

    롯데홀딩스의 최대 주주는 광윤사로 지분 27.65%를 갖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광윤사의 약 50%지분을 갖고 있는 실질적인 주인으로 알려진 가운데, 두 형제가 어느 정도 소유하고 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롯데홀딩스와 관련해 두 형제는 주식을 20% 안팎의 비슷한 비율로 갖고 있다. 오히려 신 총괄회장의 홀딩스 지분율은 28% 정도로 두 아들보다 높다.

    두 형제의 지분 격차는 한국 롯데의 다른 주요 계열사에서도 비등비등하다. 롯데쇼핑의 경우 신 회장 지분율은 13.46%, 신 전 부회장 지분율은 13.45%로 0.01% 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특히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이사장도 롯데쇼핑 지분 0.74%를 갖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벌어질 경우 우호지분에 따라 얼마든지 대주주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밖에 올해 초 기준 공시에 드러난 두 형제의 구체적인 지분율은 △롯데제과 신동빈 5.34%-신동주 3.92% △롯데칠성 신동빈 5.71%-신동주 2.83%  △롯데푸드 신동빈 1.96%-신동주 1.96% △롯데상사 신동빈 8.4%-신동주 8.03% △롯데건설 신동빈 0.59%-신동주 0.37% 등이다

    형제 간의 팽팽한 지분 구조는 신 총괄회장의 '손끝'을 더욱 주목받게 한다. 광윤사 지분 절반을 가진 아버지가 어느 아들의 손에 쥐어주느냐에 이들의 '승부'가 걸려 있는 셈이다. 

    신 회장의 경우, 그동안 신 총괄회장이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을 중재해 왔지만 앞으로는 이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일본 롯데홀딩스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면서 우호지분을 늘리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 역시 언제든 그룹 지배권과 관련해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 물밑작업을 보다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분율을 자세히 살피면 신 회장이 미묘하게 앞서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으나 신 총괄회장의 선택에 따라 후계구도가 언제라도 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엔 경영권 분쟁에 가세한 신영자 이사장도 변수로 떠올라 경영권을 둘러싼 롯데그룹 형제의 난은 한층 치열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