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휴가철이 됐지만 환전고객들을 잡느라 은행권은 바쁘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환전창구 모습. ⓒ 연합뉴스
    ▲ 휴가철이 됐지만 환전고객들을 잡느라 은행권은 바쁘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환전창구 모습. ⓒ 연합뉴스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었지만 은행권은 여전히 바쁘다.

    해외로 휴가를 떠나는 고객들의 환전 수요를 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이벤트를 여는가 하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00일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를 위한 격려 행사에도 나서고 있다.

    각종 이벤트 외에도 우편번호 변경, 윈도우 10 출시, 지연이체제도 확대 등의 이슈에 대응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휴가철은 환전 대목'… 환전고객 마음 잡기 분주

    지난 4일 오후 8시, 서울역 구내는 사람들로 붐볐다. 열차를 이용하려는 사람들 외에 서울역 내 환전센터에서 환전한 후,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떠나려는 해외 여행객들도 몰렸기 때문이다.

    서울역에는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환전센터가 있다. 이들 환전센터들은 최대 90%까지 환전 수수료를 깎아주기 때문에 휴가철 해외 여행객들로 붐빈다. 특히 오후 10시까지 영업하기 때문에 일반 은행 영업점이 문을 닫은 이후에도 사람들이 몰린다.

    이 같은 이유로 인기를 끌자, 휴가철 성수기인 요즘은 환전을 하기 위해 1~2시간 가까이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서울역에서 환전을 위해 대기하던 이종범(44) 씨는 "공항에서 환전을 하면 수수료가 비싸기 때문에 손해를 본다는 느낌이 든다. 일반 영업점에서 미리 환전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시간을 내기 어렵다"며 "퇴근 후 환전을 위해 서울역 환전센터에 들렀다"고 말했다.

    단, 서울역 내 환전센터의 경우 1인당 환전 가능 한도가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기업은행은 1인당 100만원까지, 우리은행은 미화·유로화·엔화 500만원, 나머지 통화는 1인당 200만원까지만 가능하다.

    서울역에 환전센터가 없는 은행들은 이벤트를 통해 해외 여행객 마음 잡기에 나선 상태다.

    국민은행은 1000 달러 이상 환전 고객 중 58명을 추첨해 기프트카드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500 달러 상당을 환전하거나 송금하는 고객에게 공항철도 할인권 등 12가지 쿠폰을 증정한다.

    ◇ 수능 D-100일 수험생·학부모 응원 이벤트도

    8월 초는 여름휴가 성수기다. 하지만, 대입을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에겐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8월 초는 2016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0일 가량 남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힘든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맞아 대입 수험생과 학부모 응원에 나선 은행도 있다.

    IBK기업은행은 수험생과 수험생 자녀를 둔 고객 1000여 명에게 격려편지를 보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편지에 "남은 100일 동안 작은 습관부터 시작해 하나씩 이루어 나간다면 멋진 마무리를 지을 수 있을 것"이라며 "수험생 여러분의 빛나는 미래를 IBK가 응원하겠다"고 적었다.

    기업은행은 수험생의 학습 계획을 '수능 100일 플래너'를 편지에 동봉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 2008년부터 8년째 수험생 고객에게 은행장 명의의 격려편지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은행은 부산지역 고등학교를 방문해 수박화채를 나누며 수험생의 대입 성공을 기원했다.

    부산은행은 수능시험 100일 전인 지난 4일, 해운대구의 부흥고와 남구의 배정고를 방문, 고3 수험생과 예비수험생인 1,2학년 학생들에게 수박화채 2000 그릇을 제공했다. 또 부채와 쿨(Cool)매트를 학생들에게 나눠주며 시원한 여름나기를 응원했다.

    부산은행은 지난 2011년부터 매년 여름, 대학수학능력시험 D-100일에 맞춰 이 같은 응원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 우편번호 개편·윈도10·지연이체 확대… '이벤트 없어도 바빠'

    특별한 이벤트를 열지 않는 은행들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우편번호 개편과 '윈도10' 운영체제 대응, 다음 달 시행되는 지연이체제도 개편과 종이통장 감축 등 이슈들이 겹쳤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들은 5자리 새 우편번호 도입에 따라 시스템 개편 작업을 진행했다.

    하나은행은 8월 2일 새벽 새 우편번호 체계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이보다 앞선 지난 31일 오후 9시부터 1일 오전 4시까지 우편번호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 이들 뿐 아니라 다른 은행, 카드, 증권, 보험사들이 비슷한 시기 우편번호 전환을 실시하고 고객에게 관련 내용을 공지했다.

    윈도10 대응 이슈도 휴가철 은행을 분주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7월 29일 출시된 윈도10에 기본으로 탑재되는 엣지 브라우저가 액티브X를 지원하지 않아, 일부 금융서비스 사용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공지를 통해 윈도10 업그레이드를 미루거나 엣지가 아닌 인터넷익스플로러(IE) 11을 사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카드, 보험, 증권 등 비은행권도 같은 내용의 공지를 고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은행들은 다음 달 2일부터 시행되는 지연인출제도 확대에도 대응하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를 비롯한 금융업권별 협회는 현금이 계좌에 입금된 뒤 30분간 자동화기기(CD/ATM)에서 찾을 수 없도록 막는 '30분 지연 인출제도'의 기준액이 300만원 이상에서 100만원 이상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기준은 이체 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는 보이스피싱 등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다.

    이밖에도 은행들은 다음달부터 시행 예정인 종이통장 감축 준비에도 바쁜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종이통장을 대대적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1단계 방안은 종이통장을 발행하지 않는 고객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종이통장 감축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