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감서는 '탈세' 주장도 나와…벼랑끝 위기 몰려MBK, 고용승계 할까 관심속 업계선 "자리 지킬 가능성 높다"

무려 7조 2000억 원이라는 금액에 순탄히 인수되는 듯 보이던 홈플러스가 인수 후 더 시끄러워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을 두고 론스타를 잇는 또다른 '먹튀' 사건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홈플러스 노조 등은 홈플러스 경영진을 배임과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 갈등이 극으로 치닫은 상황. 이에 따라 그동안 홈플러스를 위해 뛰어온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이 자리를 유지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7일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사들였다. 

홈플러스는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로 현재 전국에 140여개의 대형마트와 375개의 슈퍼마켓, 327개의 편의점을 보유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매출은 8조6000억 원대, 영업이익 2408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영국 테스코는 불황 등으로 재정난에 허덕이며 100년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자 홈플러스 매각을 추진했다.

테스코는 쇼트 리스트 선정 당시 6조7000억원을 최저 금액으로 고려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높은 가격을 희망한 바 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평가를 훨씬 상회하는 매각금액을 고집한 탓에 사모펀드가 키를 쥘 수밖에 없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사모펀드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함에따라 '투자수익의 극대화'를 위해 분할매각을 고려할 지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더군다나 MBK의 인수로 인해 자연스레 구조조정이 뒤따를까 홈플러스 직원들은 맘을 졸이고 있는 상황. '고용승계'를 약속한다고 하긴 했으나 홈플러스 노조는 이에 반발하고 있는 중이다.




  • 이에 따라 지난 10일 홈플러스 노조 등이 구성한 '홈플러스매각반대시민대책위원회'는 홈플러스 경영진을 배임과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 "홈플러스 경영진의 부도덕한 행위가 홈플러스에 손해를 입히고 테스코에 재산상 이득을 취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은 "홈플러스는 도성환 대표이사가 취임한 후 테스코에 과다한 로열티를 지급하고 이는 30억 내외에 불과하던 로열티의 20배가 넘는 평균 600억원에 이르렀다"는 것.

    또한 "2013년 홈플러스가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테스코로부터 차입한 자금에 대한 이자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다"며 "기존보다 1% 이상 높은 금리가 적용됐고, 회사채 시장 평균금리에 비해서도 0.4% 높은 이자를 지급해 연간 최소 50억원 이상의 이자를 테스코에 과다지급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국정감사에서는 홈플러스가 법을 위반하고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과거 영업권 손실과 토지 가치 하락 등을 한번에 반영해 장부상 손실이 난 것처럼 처리했다는 것이다.

    도성환 사장은 이날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영국 테스코의 경영이 나빠져서 어쩔 수 없는 철수를 결정했다"며 "영국(테스코)이 어렵기 때문에 자기가 살기위해서 눈물을 머금고 철수하는 상황이고 테스코가 먹튀로 표현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설상가상으로 문제가 불거지며 도성환 사장에게는 불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업계서는 그가 영영자의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강하다. 

    도 사장은 1981년 삼성물산에서 시작해 홈플러스 1호점인 대구점 점장, 재무·점포운영·물류·마케팅 임원 등을 역임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로, 그만큼 홈플러스를 제대로 이끌 인사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한 경우 기존 경영진을 유지하는 사례가 많다"며 "불거진 문제들을 제대로 마무리짓는다면 대표이사직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