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위원장 "우리銀 매각, 중동펀드와 수의계약도 가능"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중동 국부펀드와 협상 중인 우리은행 지분 매각 방식이 '수의계약'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건만 맞다면 경쟁입찰 없이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날 신청을 마감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는 기존 방침대로 2개까지만 인가하겠다고 밝혔다.

1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월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은행 지분 매각은 국가 계약법상 경쟁입찰이 기본 원칙이지만 수의계약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임 위원장은 “우리은행 경영에 도움이 되는 주주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중동 국부펀드는 가장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바람직한 파트너”라며 “중동 국부펀드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합의할 내용이 많아 10월 안으로 매각이 이뤄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우리은행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예금보험공사와 우리은행이 맺고 있는 MOU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예보가 우리은행을 관리하는 지표가 총 5개 정도 되는데 이 지표를 건전성·수익성 지표 위주로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임 위원장은 “2일 구체적으로 발표할 계획이지만 BIS비율과 ROA, ROE 등 큰 틀에서의 지표 외에 나머지는 해지하고 축소해 우리은행 경영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마감되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현행법에 따라 총 2개까지 인가가 가능하며 기존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임 위원장은 “23년만에 새로운 은행이 출연하게 되는 것”이라며 “혁신성, 건전성, 은행업을 영유할만한 능력을 갖고 있는지를 엄격히 심사해 12월 예비 인가, 내년 상반기 본인가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최근 구조조정 전문회사 신설 무산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유암코를 확대 개편키로 정한 것은 은행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며, 인력 확보나 구조조정 업무 시기에 대한 것을 미뤄봤을 때 유암코를 확대 개편하는 것이 비용과 시간 절감 측면에서 유리했다는 설명이다.

임 위원장은 “유암코를 판 자금을 새로 신설한 구조조정 회사에 다시 투자하는 것보다 현재 유암코를 확대 개편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며 “신규 구조조정 회사를 설립하는데 걸리는 시간 때문에 약 6개월 동안은 구조조정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유암코를 활용하면 10월 중 구조조정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후 즉시 작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결국 은행과 금융위가 협의해 결론을 내린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달 내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임 위원장은 “보험산업은 많은 규제로 은행이나 증권업에 비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며 “금융당국이 상품설계와 가격, 판매채널, 자산운용 등 모든 것을 규율해왔으나 이를 시장 규율로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보험사들이 판매채널에 매달리기 보다  상품과 서비스로 경쟁하는 시장을 만들 것이며 소비자들이 다양하고 폭넓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