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삼성물산, GS건설 양자대결 유력"설명회에 대형 건설사 총출동, 개별 접촉도 불사
  • ▲ 서울시 서초구 서초 무지개 아파트 전경.ⓒ뉴데일리경제
    ▲ 서울시 서초구 서초 무지개 아파트 전경.ⓒ뉴데일리경제


    서울 강남 노른자 사업지로 불리는 '서초 무지개 아파트' 재건축 사업권을 두고 건설사간 치열한 영업전이 시작됐다.

    14일 조합에 따르면 지난 13일 진행된 현장설명회에 19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산업개발 등 다수의 건설사가 총출동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강남에 조성할 수 있는 몇 안 남은 노른자 사업지"라며 "특히 대단지로 조성되는 만큼 랜드마크의 가치가 있어 건설사들이 높은 관심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번 수주전이 삼성물산과 GS건설의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반응이다. 앞서 두 건설사는 2012년 서초 무지개 아파트와 인접한 우성3차 재건축 시공권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당시 삼성물산은 조합원 투표에서 특화설계를 앞세운 GS건설에 3표 차로 시공권을 따냈다.

    현재 삼성물산은 인근 우성 1,2,3차의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번 서초 무지개와 추후 진행될 신동아 아파트를 더해 약 5000가구의 '래미안 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통합 삼성물산 출범 이후 진행되는 수주인 만큼 절대 놓칠 수 없다는 각오다.

    GS건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약 7조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독주체재를 이어가는 GS건설은 우성3차 수주에 실패한 것을 교훈 삼아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특히 서초동에 아직 '자이' 브랜드가 없어 이번 사업을 발판삼아 신동아 아파트 수주를 잇따라 따낸다는 계획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인근 우성아파트 수주 당시 제시했던 입찰 조건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경쟁사인 GS건설은 조합원들의 관심을 이끌 수 있는 우수한 조건을 얼마든 제시할 수 있어 이번 수주전 판도는 두고봐야 한다"고 예상했다.

  • ▲ 서초 무지개 재건축 사업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 13일 현장설명회를 시작으로 오는 12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뉴데일리경제
    ▲ 서초 무지개 재건축 사업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었다. 지난 13일 현장설명회를 시작으로 오는 12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뉴데일리경제


    서초 무지개 아파트 인근 개업공인중개사들은 이번 수주전에서 삼성물산에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A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되면 주변이 '래미안 타운'으로 조성된다"며 "조합원들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 삼성물산이 시공사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GS건설 외에도 서초 무지개 수주를 노리는 건설사가 많아 수주경쟁은 열기를 더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도 "건설사들은 무지개 아파트 수주을 위해 OS(홍보)요원을 대거 투입한 상태"라며 "은밀히 중개사무소 직원을 OS요원으로 고용해 자사 브랜드를 홍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건설사 관계자들이 직접 인근 중개사무소를 돌며 영업전을 펼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B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건설사 직원이 직접 찾아와 자사 브랜드와 추후 계획을 설명하고 돌아가곤 한다"며 "조합원들에게 자사를 홍보해달라고 부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영업활동은 불법 홍보의 소지가 있다.

    국토교통부의 '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기준'에 따르면 건설업자 등 관계자는 합동홍보설명회를 제외하고 현장설명회 이후 조합원을 상대로 개별적인 홍보는 금지돼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개업공인중개사가 조합원이 아니라면 불법이라고 단정하긴 힘들다"면서 "넓은 의미로 홍보라고 볼 수 있어 바람직한 행위는 아니다"고 전했다.

  • ▲ 서초 무지개 아파트 전경.ⓒ뉴데일리경제
    ▲ 서초 무지개 아파트 전경.ⓒ뉴데일리경제


    한편 재건축 사업이 차근차근 진행되면서 서초 무지개 아파트 집값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현재 매매시세는 지난해 초와 비교해 1억5000만원 가까이 오른 상태다. 집주인들도 기대감에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물건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개사무소 간 경쟁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한 중개사무소에서 매도인과 거래 약속을 하면 타 중개사무소에서 "가격을 높여 팔아주겠다"며 매도 호가를 높이고 있다.

    C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매수 희망자는 많은 반면 매물이 부족해 실제 거래까지 이어지기 힘들다"면서 "매도자와 거래 약속을 해도 호가를 1000만∼2000만원 높게 부르고 있어 우리도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달 삼성물산이 우성2차를 재건축해 분양하는 '래미안 에스티지 S'의 분양가는 3.3㎡당 3850만원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이번 분양 결과에 따라 무지개 아파트의 호가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D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무지개 아파트의 일반분양가는 3.3㎡당 4000만원 이상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추후 집값 상승에 가능성은 충분해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