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출신 첫 수장 맞아 혁신·창조·신뢰 바탕 '신경영' 선언 민영화후 실적 고공비행...세계 50여개국 수출하는 세계 5위 담배회사 우뚝
백 사장 "해외서 성장동력 찾아 지속성장 이끌겠다"

KT&G는 성공적인 민영화 롤모델로 알려져 있다. 

과거 담배시장 개방과 민영화 등 많은 도전에도 60% 수준의 시장점유율로 여전히 국내시장을 지배하고 있고, 일찍이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 현재 세계 50여개국에 수출하는 세계 5위 담배회사로 우뚝 서 있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민영화로 손꼽히는 이유는 실적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KT&G는 지난 2분기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44%나 증가했다. 

아울러 민영화 이후 작년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03%, 100% 상승했고, 이와 같은 우수한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시가총액은 247%나 증가했다.

현재 시가총액 15조4000억원 수준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16위 순위에 이른다. 

하지만 이렇게 잘나가던 KT&G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올 초 대규모 담뱃세 인상 이후 총수요가 계속 급감하면서 안정적이던 시장점유율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필립모리스 등 글로벌 담배업체들의 공세로 언제까지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지 알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설상가상으로 KT&G는 최근 검찰 수사까지 겹치면서 이미지까지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 7월 말 민영진 전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임 이래 2개월이 넘는 경영 공백기간을 거쳐 지난 7일 KT&G號의 수장으로 올라선 백복인 사장 앞에 놓여진 과제는 이렇듯 결코 만만치 않다. 

◇KT&G, 60% 수준의 시장점유율 담배주권 지키기
  민영화 파고 넘어 우량기업 변신

KT&G는 1988년 국내 담배시장의 완전개방을 거쳐 2002년말 민영화돼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이 됐다. 

민영화 이후 인력 효율화, 시설 합리화 등 기업 체질 개선과 강도 높은 경영혁신의 노력을 거듭했다. 

환골탈태를 위한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KT&G는 눈부신 성과를 달성했다.

우선 '기술과 품질'을 앞세워 담배시장 개방국가 중 거의 유일하게 60%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담배주권을 지키고 있다.

또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한 결과 1999년 26억개비에 불과했던 해외 판매량은 지난해 434억개비를 판매해 약 16배나 늘어났다. 

◇백복인 사장 "중장기 성장동력, 해외에서 답 찾겠다"
 새출발하는 KT&G, '변화와 혁신' 지속성장 이어갈지 주목

하지만 올해 초 대규모 담뱃세 인상과 같은 각종 규제와 지속적인 흡연인구 감소 등으로 총수요는 급감하고 있다. 

상반기에 전년동기대비 27%나 감소했다. 

거대 외국계 담배회사와의 국내외 경쟁은 심화되고 있고, 내년 하반기에는 담뱃갑에 경고그림도 들어갈 예정이다. 

갈수록 경영환경이 어려워져 지금까지 보여 왔던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해외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백복인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과거와 차원이 다른 힘든 경영환경이지만, 그룹의 성장 토대인 해외담배사업에서 신흥 거대시장을 집중 개척해 '글로벌 기업'으로 더욱 도약하고, 국내에서도 굳건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함으로써 이를 극복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안정적인 국내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성은 해외에서 답을 찾겠다는 것이다. 

대내외적으로 백 사장은 지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글로벌본부 근무 당시 KT&G 최초 해외생산기지인 터키공장의 성공적 조기 설립을 추진하는 등 해외사업의 획기적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1년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 당시 하락 추세였던 KT&G의 내수시장 점유율을 58%대에서 62%로 끌어올린 바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같은 사업부문별 경험과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균형적 사업포트폴리오 구축'을 달성하도록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 ⓒ백복인 KT&G 대표이사(가운데) 등 임원들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KT&G 서울본사에서 이들이 모은 7천만원을 기업은행을 통해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에 가입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재영 KT&G 소통공감실장, 백복인 대표이사, 장정식 KT&G 영업본부장./ 연합뉴스 제공      .
    ▲ ⓒ백복인 KT&G 대표이사(가운데) 등 임원들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KT&G 서울본사에서 이들이 모은 7천만원을 기업은행을 통해 청년희망펀드 공익신탁에 가입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재영 KT&G 소통공감실장, 백복인 대표이사, 장정식 KT&G 영업본부장./ 연합뉴스 제공 .

  • 무엇보다도 백복인 KT&G 사장은 취임식에서 현재 회사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운 경영환경에 맞서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는'투명・윤리', '소통・공감', '자율・성과'의 3대 경영 어젠다를 중심으로 회사를 이끌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특히 투명․윤리 경영을 강조한 백 사장은 "성장하는 것은 물론 성숙한 KT&G가 되기 위해 자정과 정화의 노력을 쏟아 부어 신뢰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만들 것"이라고 역설했다. 

    외풍을 이겨내며 어렵게 KT&G의 새로운 수장을 맡게 된 백복인 사장이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통한 신뢰 회복은 물론 해외시장 개척을 필두로 한 중장기 성장의 과제를 성공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 

    과거 시장개방과 민영화 파고를 이겨내면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했던 KT&G가 보다 큰 도전과 난제를 극복하며 더욱 비상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