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아 차량 직접 주행할 수 있는 '미니 쏘나타 트랙' 선봬장애의 한계 넘어 자유를 담아낸 기술력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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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각장애를 겪고 있는 어린이 장현준 군(8)이 '차카차카 놀이터'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미니 쏘나타'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현대차
[르포] 과천 서울대공원 계곡광장에는 크기가 아담하다는 느낌이 드는 작은 놀이터가 있다. 이곳 놀이터의 특징은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들이 함께 누릴 수 있는 위안과 치유의 시간이라는 것이다.
시각장애아동들은 이곳에서 내재한 잠재력과 가능성에 눈과 마음을 열 수 있는 영감을 받고, 어른들은 그 속에서 마음을 두드리는 잔잔한 울림을 느끼게 된다.
29일 개장한 '차카차카 놀이터' 이야기다. 기자는 이날 '장애에 대한 포용과 받듦', '한계를 뛰어 넘는 노력과 혁신'이 너와 나의 언저리를 무한대로 메우고 있는 고유하고 특별한 이 놀이터를 방문했다.
이 놀이터는 현대차가 쏘나타 출시 30주년을 기념해 연면적 2045m² 규모로 조성했다.
이곳에는 △시각장애아동도 이용 가능한 '미니 쏘나타 트랙', △미끄럼틀이 설치된 '대형 쏘나타 모형 놀이 시설' △멸종 위기 동물 이야기를 점자를 통해 전해주는 '동물 이야기 산책로' 등 시각장애아동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시각장애아동들이 청각과 촉각을 활용해 어려움 없이 차량을 주행할 수 있는 첨단 시설 '미니 쏘나타 트랙'이다.
류창승 현대차 국내커뮤니케이션실장은 '미니 쏘나타 트랙'에 대해 "몸이 불편한 장애아동이 안전하게 즐기면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미니 쏘나타 체험 시설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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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각장애를 겪고 있는 어린이 장현준 군(8)이 '차카차카 놀이터'에서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미니 쏘나타'를 타고 트랙을 달리고 있다.ⓒ현대차
실제 이날 한빛 맹인학교 학생 장현준(8) 군이 미니 쏘나타를 주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헬맷을 쓰고 있는 그의 표정은 셀렘으로 가득했다. 그의 조그만 손은 차량의 핸들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은 "파이팅"을 외치며 그를 향해 열렬한 박수를 보내며 환성을 질렀다.
장 군이 엑셀을 밟자 서서히 하지만 힘 있게 차가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가 보여준 모습은 모두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때의 감동이랄까, 소름이 돋을 것 같은 충격을 참아내기 어려웠다.
직선주행은 물론 곡선주행 역시 경쾌하고 유연했으며, 빨간불 신호와 전면의 장애물에도 신속한 반응을 보였다. 전혀 앞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운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현대차 의왕 중앙연구소의 최서호 팀장은 이에 대해 "센서로 감지하는 자율주행 기술을 응용해 미니 쏘나타에 적용한 것"이라며 "독립 주행 및 장애물 감지 기능 등이 탑재돼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차량 전면에 센서를 장착해 주변 공간 정보를 청각 신호로 바꿔 운전석에 있는 아동이 실제로 차량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시 말해, 헬멧에서 나는 '뚜뚜' 소리를 통해 핸들을 왼편으로 조정해야 할 경우 헬멧 왼편에서 소리가 나게 해 차량을 차로의 중앙으로 조향 할 수 있게 안내해 준다는 것.
이 같이 청각에 의지힌 채 피니쉬 라인을 향해 거침없이 달리는 장 군의 표정에선 완주의 의지가 느껴졌다. 도움 없이 혼자 길을 걸은 적도, 제 힘으로 힘껏 뛰어본 적도 없으련만 차를 타고 트랙 위를 달리는 그의 모습이 실로 위대해 보였다. 군중들은 "나보다 운전 잘 하네", "조금만 더"를 외치며 그를 향해 열렬한 박수를 보내며 환성을 질렀다.
마침내 그가 162m 길이의 주행 트랙을 완주하자 사람들은 우렁찬 환희와 박수 갈채를 보냈다. 사람들이 정 군에게 보내는 환호는 신나는 것이었고, 더 깊이 감동스러운 것이었고, 전혀 새로운 희열을 동반한 것이었다. 장애의 한계 넘어 자유를 담아낸 현대차의 기술력과 이를 통해 그에게 심어진 부푼 희망이 아름답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함께 느꼈던 그 기쁨과 희망은 이곳에선 현재 진행형이었다.
장현준 군은 차에서 내리며 "제가 차를 운전할 수 있다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나중에 커서 부모님을 모시고 바다에 가고 싶어요. 그때도 물론 제가 운전할 거예요"라며 밝게 웃었다.
장애의 벽을 넘어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현대차의 기술력이 담고 있는 이야기들은 강렬했다. 이 이야기들은 이날 놀이터에 있던 사람들의 마음 속에 오랫동안 남아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이다. 그리고 그 메아리를 통해 세상은 따뜻해질 것이라 믿는다.
현대자동차 장재훈 전무는 "아이들에게는 꿈이 있고 현대자동차의 기술을 통해 아이들의 꿈을 실현한다는 측면에서 놀이터를 기획하게 됐다"며 "미니쏘나타에 담겨있는 큰 꿈과 비전을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차카차카 놀이터'는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간 운영될 예정이다. '미니 쏘나타 자율 주행 트랙'은 비장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도 진행되며 현대차 키즈현대 사이트를 통해 예약 가능하다. 현장에서는 잔여분에 한해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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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한빛맹학교 김양수 교장, 박마루 서울시의원, 현대자동차 장재훈 전무, 서울대공원 송천헌 원장,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최인영 부대표가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