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접근성 떨어져 전세민 이주수요 한계"
  • ▲ 경의중앙선 야당역은 지난달 31일 개통됐다.ⓒ뉴데일리경제
    ▲ 경의중앙선 야당역은 지난달 31일 개통됐다.ⓒ뉴데일리경제


    "운정신도시는 현재 분양 물량이 너무 많다. 어떤 건설사가 공급하더라도 미분양을 피해가긴 힘들 것이다. 전용 84㎡ 이하로 공급한다 해도 마찬가지다.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 2차 미분양은 서막에 불과하다." (야당동 A 개업공인중개소 대표)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에 '미분양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건설사들이 이 지역에 대규모 단지를 분양 중이거나 계획을 잡고 있어서다.

    지난 4일 뉴데일리경제는 서울역에서 출발해 1시간여를 달려 경의중앙선 야당역에 도착했다. 지난달 31일 개통된 이 역은 경기 파주시 야당동 836번지에 연면적 1528㎡로 들어섰다. 

    새로운 역이 탄생했지만, 인근 부동산 분위기는 차분했다. 아직 역 주변에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고, 역세권 상가 등도 거의 조성되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경의중앙선을 이용한 서울 접근의 불편함은 변함이 없고 서울 출퇴근 수요도 많지 않다는 게 현지 개업공인중개사들의 전언이다.  

  • ▲ 한빛마을 캐슬앤칸타빌은 전용 59~133㎡, 2190가구로 설계됐다. 이 단지의 매매가는 운정신도시 평균보다 높다.ⓒ뉴데일리경제
    ▲ 한빛마을 캐슬앤칸타빌은 전용 59~133㎡, 2190가구로 설계됐다. 이 단지의 매매가는 운정신도시 평균보다 높다.ⓒ뉴데일리경제


    야당역 2번 출구로 나와 역과 약 500m 거리에 있는 한빛마을 캐슬앤칸타빌로 걸어갔다. 이 단지는 2009년 10월 분양돼 2012년 7월 입주가 이뤄졌다. 전용 59~133㎡, 2190가구 대단지다. 현재 시세는 84㎡ 기준 3억6000만~3억9000만원대다. 3.3㎡ 당 1000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가격이다.    

    한빛마을 캐슬앤칸타빌 매매가 수준은 운정신도시 평균보다 높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운정신도시 전체 아파트의 3.3㎡당 시세는 올해 947만원대다. 야당동만 따로 떼어놓고 봐도 올해 약 951만원이다. 

    B 개업공인중개소 대표는 "한빛마을 캐슬앤칸타빌 가격은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이 분양하면서 덩달아 상승세를 보였다"며 "더 오를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 ▲ 한빛마을 캐슬앤칸타빌 옆에는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 1, 2차 공사가 한창이었다.ⓒ뉴데일리경제
    ▲ 한빛마을 캐슬앤칸타빌 옆에는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 1, 2차 공사가 한창이었다.ⓒ뉴데일리경제


    한빛마을 캐슬앤칸타빌 옆에는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 1, 2차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난 4월 분양된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 1차는 전용 59~84㎡, 총 1076가구로 조성된다. 지난 9월 공급된 2차는 59~91㎡, 총 1169가구다.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 1차는 1.71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캐슬앤칸타빌 이후 6년만에 순위 내 마감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약 3개월 만에 완판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2차는 1순위 청약에서 전 평형이 미달을 기록했다. 전용 84㎡B 112가구와 91㎡ 211가구는 2순위 청약 마감도 실패했다.

    C 개업공인중개소 대표는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 1차도 전용 84㎡ 811가구 판매에 애를 먹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울 전셋값이 치솟고 있다지만 일산신도시보다 더 먼 운정신도시로 올 이주 수요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 ▲ 한빛마을 캐슬앤칸타빌 뒤에는 한빛마을 자유로 아이파크, 휴먼빌 레이크팰리스, 한라비발디 센트럴파크  등이 있었다. 사진은 한빛마을 한라비발디 센트럴파크.ⓒ뉴데일리경제
    ▲ 한빛마을 캐슬앤칸타빌 뒤에는 한빛마을 자유로 아이파크, 휴먼빌 레이크팰리스, 한라비발디 센트럴파크 등이 있었다. 사진은 한빛마을 한라비발디 센트럴파크.ⓒ뉴데일리경제

        
    한빛마을 캐슬앤칸타빌과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 현장 사이에는 산책로가 나 있었다. 길을 따라가니 야외무대와 농구 골대 등을 갖춘 오름공원이 있었다. 한빛중학교와 한빛고등학교도 보였다. 

    횡단보도를 건너자 한빛마을 자유로 아이파크, 한빛마을 휴먼빌 레이크팰리스가 눈에 들어왔다. 휴먼빌 단지 뒤에는 한빛초등학교와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이 있었다. 한빛초 뒤에는 한빛마을 한라비발디 센트럴파크가 있었다. 전체적으로 상가는 부족해 보였지만 주변 환경은 깔끔했다. 

    그곳에서 운정신도시 미분양에 대한 직접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D 개업공인중개소 대표는 "롯데건설에 이어 대우건설이 분양했고, 현대건설까지 나서면 석 달 만에 7000여가구가 공급되는 꼴"이라며 "운정 센트럴 푸르지오 미분양은 당연한 결과였다. 전용 84㎡ 이하로 공급한다고 해도 이 지역은 수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운정신도시 3지구까지 개발되면 내년부터 계속 단지가 공급될 것"이라며 "이제 운정신도시 부동산시장은 과다 공급과 수요 부족으로 시세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 대우건설은 파주시 목동동 1142번지에 운정 센트롤 푸르지오를 건립할 계획이다. 사진은 운정 센트럴 푸르지오 공사 현장.ⓒ뉴데일리경제
    ▲ 대우건설은 파주시 목동동 1142번지에 운정 센트롤 푸르지오를 건립할 계획이다. 사진은 운정 센트럴 푸르지오 공사 현장.ⓒ뉴데일리경제


    대우건설은 운정 센트럴 푸르지오 모델하우스를 지난달 23일 오픈하고 분양에 돌입했다. 이 단지는 전용 74~84㎡, 1956가구로 설계됐다. 단지가 들어서는 현장은 파주시 목동동 1142번지(A25블록)다.

    운정 센트럴 푸르지오는 청약 접수 결과 전 평형에서 미달됐다. 실수요자에게 인기가 높은 전용 84㎡ 이하로 평형을 구성했으나 호응을 얻지 못했다. 

    단지 입지를 살펴보기 위해 한빛마을 한라비발디 센트럴파크에서 운정 센트럴 푸르지오 현장으로 이동했다. 가는 길에 둘러보니 6~8차선으로 닦인 도로, 넓은 인도, 인공 암벽, 운정건강공원, 산내공원 등이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 있었다. 동패초등학교와 특수교육기관인 자운학교도 눈에 띄었다.

    운정 센트럴 푸르지오 현장은 기초 공사가 한창이었다. 현장 뒤에는 자율형 공립고인 운정고등학교가 있었다. 야당역, 운정역과 도보로 이동하기는 멀지만 운정고 앞에 마을버스와 함께 서울을 왕래하는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정류장이 있다.     

  • ▲ 현대건설이 시공할 예정인 운정 힐스테이트 현장은 아직 빈터로 남아 있었다.ⓒ뉴데일리경제
    ▲ 현대건설이 시공할 예정인 운정 힐스테이트 현장은 아직 빈터로 남아 있었다.ⓒ뉴데일리경제


    현대건설이 이달 분양 예정인 운정 힐스테이트도 운정 센트럴 푸르지오 옆인 A24블록에 들어선다. 이 단지는 전용 59~84㎡, 2998가구로 조성된다. 분양이 시작되기 전이어서 현장은 아직 빈터로 남아 있었다.

    D 개업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운정 힐스테이트도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 2차와 운정 센트럴 푸르지오처럼 미분양이 날 가능성이 높다"며 "아무리 정부가 부동산 매매를 활성화하고 건설사가 분양에 나서도 수요 부족은 도리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