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용두5구역 시공사 선정 코앞, 대림산업 VS SK건설 '맞불'

서울 동대문구 용두 5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전이 시작됐다. 10일 용두 5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따르면 지난 9일 시공사 선정 입찰 신청이 마감됐다. 대형 건설사인 대림산업과 SK건설이 입찰, 양사간 치열한 수주전이 예고됐다.

10일 오전 9시, 뉴데일리경제는 서울 종각역에서 지하철로 20여분을 달려 동대문구 용두 5구역(용두동 253번지 일대) 근처인 신설동역에 도착했다.

신설동역 9번 출구로 나와 용두동 253번지를 향해 걸어갔다. 성북천을 따라 용두동 253번지 쪽으로 갈수록 타이어, 부품, 금속 등 정비 공장들이 많았다. 노후화된 주택과 낡은 상가들도 눈에 띄었다. 좁은 도로를 통해 자재를 실은 트럭이 다녔다.

용두동 253번지에는 재개발을 반대하는 벽보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시공사 입찰을 마쳤음에도 재개발 사업에 대한 대립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용두동은 2005년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됐으나 조합과 용두 5구역 재산 지킴이 모임의 대립으로 조합설립인가가 취소되는 굴곡을 겪었다.  

재산 지킴이 모임은 조합 동의서가 임의로 변조됐다고 주장했다.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시기인 2006년 결정된 시공자(대림산업) 선정도 문제가 됐다. 이에 대법원은 2010년 조합설립인가를 취소하도록 판결했다.    

이후 2012년 다시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되고 2013년 조합설립인가를 받는 등 재개발 절차가 재개됐다. 2014년 11월에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용두5구역 재개발 정비계획을 승인했다.

올해 2월 대법원은 재산 지킴이 모임이 제기한 조합설립인가 취소소송을 기각해 적법한 조합임을 인정했다. 9월에는 서울시로부터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아 빠른 속도로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용두동 주민 C씨는 "예전만큼 대립이 격렬하진 않지만 지금도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지역 분위기가 혼란스럽다"며 "대체로 임대 수입 등 삶의 터전이 있는 도로변 상가와 정비 공장에선 재개발에 반대하고 동네 중심부의 낡은 주택에 사는 이들은 찬성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 전체로 보면 재개발 찬성과 반대 비율이 6대 4 정도라고 본다"며 "찬성하는 주민도 많고 지역 정비도 필요하니 재개발이 이뤄지긴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주민 D씨는 "오랫동안 이 자리에서 점포를 운영해왔는데 재개발이 진행되면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며 "조합에서 보상에 대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처럼 주민간 의견은 여전히 갈라져 있지만 조합측은 사업추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내달 5일에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도 진행된다. 

입찰에 나선 대림산업과 SK건설 중 한 건설사가 시공권을 따내게 된다. 현장에서 만난 일부 주민들은 "과거 대림산업이 시공사로 선정됐었고 이후에도 눈독을 들여왔다"며 "다른 건설사는 몰라도 대림산업 OS 요원은 종종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건설사가 주민들을 만나 홍보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국토교통부 '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기준' 13조에 따르면 건설업자 등 관계자는 합동홍보설명회를 제외하고 조합원을 상대로 개별적인 홍보는 금지돼 있다.

합동설명회 직후부터는 그 어떤 개별적 홍보활동도 해선 안된다는 뜻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구별 방문 등이 이뤄졌다면 이는 법에 저촉되는 행위"라고 밝혔다. 

한편 용두5구역 재개발은 사업 면적 3769.98㎡, 건폐율 21.48, 용적률 270.89%로 이뤄진다. 조합원 수는 310명, 세입자 수는 115명이다. 재개발 단지는 지하3층 지상27층, 전용 39~109㎡, 총 823가구로 설계된다. 

이용문 용두5구역 재개발조합장은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는 이 지역은 재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중소형 평형 위주, 823가구 설계로 2010년 이전 중대형 중심의 647가구 설계보다 사업성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많은 논의가 필요하지만 일반 분양은 2017년 봄~여름, 분양가는 3.3㎡당 약 1850만원대로 생각하고 있다"며 "소형 필지를 가진 조합원의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