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 30만t 부족..."PU업계, 수입 대체 및 안전성 확보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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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S-Oil)이 정유와 석유화학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2018년부터 폴리우레탄(Polyurenthane) 생산 원료인 산화프로필렌(Propylene Oxide. PO) 생산 소식에 관련 업계는 벌써부터 환영이다.
수입 대체 효과는 물론, 상온에서 폭발하는 위험성으로 그동안 수입과 운반에 있어 상당한 위험성을 안고 있었는데, 파이프라인을 통한 공급으로 공장 운영에 대한 안전성이 대폭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원유(Crude Oil)를 정제해 휘발유와 경유 등의 석유제품을 생산하던 정유업은 물론 플라스틱, 합성고무, 화학섬유 등을 만드는 석유화학업에도 발을 넓히며 원유 정제 과정에서 병산되는 다양한 유분을 다방면에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앞서 에쓰-오일은 일본의 스미토모화학에게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폴리우레탄을 만드는 데 필요한 석유화학 중간원료인 산화프로필렌(Propylene Oxide. PO)과 합성수지 완제품 중 하나인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PP)을 2018년부터 생산한다는 목표다.
이미 지난 9월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벙커C유를 휘발유와 프로필렌(Propylene)으로 업그레드하는 고도화 설비(Residual Fluid Catalytic Cracker. 일일 7만6000배럴)를 건설하기 시작한 상태며, RFCC에서 생산되는 프로필렌을 원료로 PP와 PO를 만드는 석유화학 공장도 건설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2018년부터 연산 40만 5000t의 PP와 30만t의 PO를 생산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PP, PO 생산은 석유제품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제품까지 만들어내는 회사로 성장한다는 장기적인 목표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사인 에쓰-오일이 석유화학 산업 분야 진출을 선언하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들간 경쟁으로 산업 전반의 위기를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석유화학 산업의 특성상 내부 경쟁으로 피해를 보는 기업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PO의 경우 현재 국내에서 SKC가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에쓰-오일이 2018년부터 연간 30만t을 생산할 PO는 업계의 환영을 받고 있다. 그동안 PO는 SKC가 연간 31만t을 생산하는 것 외에는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휘발성이 강하고 화재·폭발 위험이 높은 PO는 수입 보다는 자체 생산을 통해 파이프라인으로 공급하는 것이 안전하다.
PO를 원료로 만드는 폴리우레탄은 자동차 내장재로 최근 주목받으며 국내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연산 31만t 규모로는 국내 수요의 50%만을 충족했다. 연간 60만t 이상이 필요한 상황에서 30만t 이상의 PO는 그동안 위험성을 감수하고 수입에 의존해왔다.
이처럼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산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프로필렌(Propylene·연산 20만t), 벤젠(Benzene·60만t), 톨루엔(Toluene·35만t), 자일렌(Xylene·45만t) 등의 석유화학 기초유분을 생산하고 있고 자체적으로 화학섬유를 만드는 중간원료인 파라자일렌(Para-Xylene·P-X)을 연산 180만t 생산하고 있다.
화학섬유인 TPA(테레프탈산)를 만드는 원료로 사용되는 P-X 생산은 에쓰-오일 외에도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다른 정유사들도 하고 있는 사업분야다. GS칼텍스는 여수 석유화학단지에서 연산 135만t 규모의 P-X 설비를 현대오일뱅크는 충남 대산 석유화학단지에 일본의 코스모석유와 합작해 연산 118만t 규모의 P-X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쓰-오일의 경우 항상 위기 때 대규모 투자를 선제적으로 추진해 왔다"면서 "과거 지상유전으로 불리는 고도화설비인 BCC의 경우 경쟁 업체들로 부터 '망할 수 있다'는 소리까지 들으면서도 투자를 완료 지금의 에쓰-오일의 초석을 다졌다"면서 "BCC, PX설비에 이어 이번에 투자하는 프로필렌 유도체부문까지 성공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 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