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포항시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최근 1순위 마감은 물론 계약도 빠르게 마감되는 동시에 분양가도 급작스럽게 높아지고 있어서다.
7일 GS건설에 따르면 이달 분양 일정을 시작한 '포항자이' 분양가는 3.3㎡당 950만원대로 책정돼 지역 최고 분양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앞서 포항시 초곡지구에 선보인 단지보다 약 200만 비싼 수준으로 전용84㎡ 기준 2억9000만∼3억3000만원으로 책정됐다.
현재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내역을 보면 포항자이 인근 '효자풍림아이원'(2012년 입주) 전용84㎡는 3억2000만∼34000만원, 효자웰빙타운 SK뷰2차(전용97㎡)는 2억9000만∼3억100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김현진 GS건설 포항자이 분양소장은 "지난해부터 포항에 분양이 본격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이루고 있다"며 "시세 대비 합리적 분양가로 책정돼 계약까지 분위기가 이어질 것"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분양가가 급작스럽게 높아지면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서 등장한 초곡지구는 3.3㎡당 700만원대에서 분양가가 형성됐다.
단지 인근 A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포항자이 입지는 초곡지구 상품보다 우수해 분양가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최근 부동산 시장이 호황이다 보니 분양가도 계속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B 중개사무소 관계자도 "삼구트리니엔 분양성적이 우수해 포항 시장에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급작스러운 분양가 상승은 지역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실제 올 들어 포항 주택 시장은 호황을 맞고 있다. 1순위 청약 마감은 물론 계약속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분양물량도 증가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포항에서만 6025(임대 포함)가구가 분양돼 지난해보다 2104가구 증가했다.
포항은 실수요와 투자자가 동시에 몰리면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월 삼구건설이 초곡지구에 분양한 '초곡 삼구트리니엔'은 1순위 마감에 이어 계약도 100% 마무리됐다. 이어 계룡건설이 선보인 '초곡 리슈빌'도 1순위 평균 경쟁률 5.4대1를 기록하기도 했다.
포항시는 분양권 전매제한을 적용받지 않는다. 때문에 인접한 대구·부산 지역에서 분양권으로 재미를 본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게 개업공인중개사의 설명이다. 여기에 고점을 찍은 분양가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주변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대구 아파트 매매가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대구 집값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B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포항이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아 계약 후 분양권 웃돈 수준에 대한 문의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출제한, 금리인산 등 당장 내년 부동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현명한 청약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포항시도 최근 분위기에 힘쓸려 분양가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산업단지를 끼고 있는 도시는 내수경제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받아 신중한 내집마련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