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정유사 엑슨모빌 근무 후 2011년 SK입사 5년만에 사장 승진"SK이노베이션 사상 첫 적자 원인 '재고평가손실', 수학적 분석으로 해결"
  • ▲ 송진화 SK트레이딩인터네셔널 신임 사장 .ⓒSK이노베이션
    ▲ 송진화 SK트레이딩인터네셔널 신임 사장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에 2011년 40세에 임원으로 입사한 송진화 BI(Business Intelligence)본부장이 입사 4년만에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으로 승진한다. 최태원 회장과 그룹 투자자들은 과학적 경영 판단을 강조하는 SK이노베이션의 핵심 인재인 송 신임 사장을 선택했다. 

    17일 SK에 따르면 "지난 16일 SK그룹 에너지·화학 분야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신임 사장에 44세의 젊은 사장을 발탁한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며 "수학적 분석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송 사장의 경영 스타일이 업계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화학 분야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좌우하는 원유(Crude Oil) 구매를 담당하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을 새롭게 이끌 송 신임 사장은 산업공학을 전공한 박사로 지난 4년간 SK이노베이션에서 경영 판단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제공하는 업무를 했다. 

    고려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친 송 신임 사장은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 산업공학과에서 석·박사를 수료했다. 

    송 신임 사장은 35살 산업공학 박사로 세계 최대의 정유회사인 엑슨모빌(Exxon Mobil)에서 5년간 일한 뒤 2011년 40세에 OPI(Optimization Process Improvement)실장으로 SK에 입사해 4년만에 사장으로 승진하게 됐다. 

    산업공학은 경영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수학 공식과 결과를 계산할 컴퓨터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방법까지를 모두 배우는 학문이다. 

    원유 구매는 가격 변동성을 염두에 두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 분야다. 거래 시장에서 활약하는 트레이더의 경험이나 감각에 의존해 구매 결정을 내리던 시절은 최근 원유 구매 결정에 필요한 조건을 컴퓨터를 이용해 분석하는 방법을 선호하는 추세에 따라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또 최근에는 원유 구입부터 탱크에 저장하는 과정까지 인간이 분석하기 힘든 엄청난 변수들을 수학 공식을 활용해 결과를 도출하고 이를 경영 판단에 반영하고 있다.

    세계적인 정유회사들 중 일부는 이미 30년 전부터 과학적 방법을 활용한 원유 구매를 도입했고 송 신임 사장이 몸담았던 엑슨모빌의 경우, 각 산유국들의 원유의 분자까지 분석해 생산할 수 있는 석유·유화 제품의 양을 미리 파악하고 구매하는 정도다.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투자자들이 에너지·화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경영 판단을 내리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사장 자리에 송 BI본부장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