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협의회 "동남로 지하화 안되면 녹지공간이라도"SH공사 "지하화·녹지공간 무리…방음벽 등 완화조건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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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로 확장을 둘러싸고 올림픽훼밀리타운 주민과 SH공사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올림픽훼밀리타운 주민들이 내건 현수막.ⓒ뉴데일리경제
서울시 SH공사가 도로 확장공사를 이유로 공원 조성을 요구하는 주민들 때문에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거주민과 SH공사가 동남로 확장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현재 주민들은 올림픽훼밀리타운과 동남로 사이에 녹지 공간을 만들어 소음과 분진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SH공사는 동남로 확장구간에 저소음 아스팔트를 깔고 방음벽 등을 조성해 주거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10시, 뉴데일리경제는 서울 강남에서 대중교통으로 30여분을 달려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에 도착했다.
주민과 SH공사 간 갈등의 원인인 동남로는 4차선 도로로 올림픽훼밀리타운 남쪽에 붙어 있었다. SH공사는 이 도로를 6차선으로 확장하고 있다. 동남로 남쪽에는 문정지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곳은 오전부터 문정지구 공사장에서 나오는 소음으로 시끄러웠다. 많은 차가 다니고 있어서 분진 문제도 클 것으로 보였다.
올림픽훼밀리타운 주민 김형석(가명·33)씨는 "이 주변은 가락시장 재건축, 문정지구 조성 등으로 사방이 공사판"이라며 "아침에 공사장으로 들어가는 차량으로 인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주민 이현숙(가명·43)씨도 "동남로와 붙어 있는 110~112동과 228~234동에서 소음과 분진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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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비 차량이 동남로 확장구간을 점검하고 있다.ⓒ뉴데일리경제
올림픽훼미리타운 주민들은 협의회를 만들어 지난해부터 SH공사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협의회는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지하도로와 녹지 공간 조성을 주장하고 있다.
주민협의회 관계자는 "가락시장 재건축과 문정지구 개발 등으로 동남로 교통량이 증가하면 주민 피해가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며 "SH공사에서 방음벽을 만든다고 하는데 단지 남쪽에 높은 벽을 설치하면 통풍과 조망권 등이 침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남로 지하화가 힘들다면 최소한 문정지구 쪽에 조성된 공원처럼 올림픽훼미리타운에도 녹지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며 "SH공사와 이 문제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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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훼밀리타운 주민들은 방음벽을 거부하고 공원 조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동남로에 붙어 있는 문정지구 쪽 공원.ⓒ뉴데일리경제
SH공사는 방음벽 등으로 주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지하도로 건설이나 녹지 공간 조성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SH공사 관계자는 "설명회에서 주민들에게 동남로가 강남 로데오거리 등 다른 도로와 연결돼 있어 지하화가 어렵다고 이해를 구했다"며 "올림픽훼미리타운에 녹지 공간을 조성하려면 문정지구에 만들어진 공원을 축소해야 하는데 이미 확정된 개발 지구로 업체와 계약을 했기 때문에 변경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동남로 확장 공사가 대부분 끝났지만 주민들이 방음벽을 거부하면서 개통을 반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