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부과 등 부담 가중될 것" 한 목소리앱 내 상위 링크 노출 위한 '수수료 더 내기 눈치작전'도
  • ▲ 한산한 신촌역 인근 미용실ⓒ전상현 기자
    ▲ 한산한 신촌역 인근 미용실ⓒ전상현 기자


    "카카오택시 출시에 따른 콜택시 업체들이 연이은 줄도산 위기를 맞은 것처럼, 우리 미용업계도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까 그저 '전전긍긍'입니다."

    카카오가 올 상반기 중으로 O2O 뷰티 서비스인 '카카오헤어샵' 출시를 공헌한 가운데, 미용업계가 밥그릇을 뺏길까 노심초사다.

    '카카오헤어샵'은 모바일로 미용실 방문을 예약하고 사전 결제까지 완료하는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편리할 지는 모르겠으나, 영세한 동네 미용업계에서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며 반발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나 지난해 카카오택시 출시 후 기존 콜택시 업체들이 줄도산 위기를 맞고 있기에, 이 같은 미용업계의 우려섞인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22일 서울 신촌 대학가 근처의 한 A미용실. 2G폰 사용이 줄을 잇던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인근 대학가 학생들의 방문으로 성황을 이뤘던 곳이지만, 이젠 학생들의 발길이 뚝 끊긴지 오래다.

    간간히 인근 매장 근처 이웃들이 찾아와 머리 손질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는 했으나, 뷰티 수요가 큰 젊은 층의 모습은 전혀 볼 수 없었다.

    매장 인테리어와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들의 유동성과 스마트폰 '뷰티 추천 앱'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동네 미용업계의 매출이 예전만 못한 것이다.

    A미용실 주인은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여러 개의 '뷰티 추천 앱'들이 생겨나 가뜩이나 힘든 마당에 엎친데 겹친 격으로 카카오까지 업계에 발을 뻗치게 되면 정말 답이 없다"며 "카카오가 헤어샵 서비스 관련 정책을 정확히 내놓지는 않았지만 수수료 정책을 펼 것으로 보여, 우리같이 영세한 동네 미용매장들은 수수료를 내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 됐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어 "IT기업 카카오가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헤어샵, 대리운전 등 왜 골목 장사만 계속 눈독 들이는지 모르겠다"며 "돈 벌 생각에만 혈안이 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작 중요한 모바일 소프트웨어 주요기술 개발에 앞장서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강남 인근의 미용업계도 카카오헤어샵 출시 발표로 시끌시끌하다.

    소희 '뷰티 중심가'라 불리는 강남에 소재해 있다 보니 이전까지는 큰 매장 홍보비용이 들지 않았는데, 카카오헤어샵이 생겨나게 되면 수수료가 한번 더 나가게 생겼기 때문이다.

    더욱이 '카카오'의 이름값도 무시못하기에, 카카오헤어샵 내 상위 매장으로 링크가 노출되기 위해선 매장들의 '수수료 더 내기 눈치작전'이 펼쳐질 수 있어서다.

    강남 B미용실 매장 주인은 "이전까지는 굳이 O2O 헤어샵 서비스가 없이도 자영업자들이 다 먹고 살았는데 수수료를 한번 더 내야하게 생겼으니 그저 달감지 않을 따름"이라며 "그러나 카카오헤어샵이 생기게 되면 '카카오택시' 성공에 따른 카카오 이름값도 무시 못하기에 카카오헤어샵 앱 내 상위 링크로 오르기 위한 미용 매장들의 '수수료 더 내기 눈치작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판교 등 서울 인근에 위치한 매장들의 상황은 더 심각해 보였다.

    30~40분이면 다다를 수 있는 서울 소재 대형 미용매장으로 고객들이 유출되는 상황에서, 카카오헤어샵 출시는 곧 '시한부 인생'을 뜻한다는 것.

    판교에 소재한 C매장 주인은 "서울까지 30~40분이면 다다를 수 있는 지역 특성상, 강남 대형 미용매장으로의 고객 유출이 심하다"며 "상황이 이렇듯 이번달 임대료도 내기 힘든 상황에서 '카카오헤어샵'이 들어서게 된다는 죽을 날만 기다리는 '시한부' 환자와 다를게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카카오헤어샵 발표되고 골목상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가 업계와 상생을 위한 해법을 제시해야할 것"이라며 "미용업계 역시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이 시급하다"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