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븐일레븐이 편의점 내 숨은 공간을 찾아 공간 효율화를 꾀하자 이전 대비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효과를 내고있다.
6일 코리아세븐에 따르면 세븐일레븐 편의점 내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광개토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광개토 프로젝트'는 기존 진열대의 폭과 높이, 위치, 개수 등을 점포 환경에 맞도록 최적화하고 출입문 위치와 시식공간까지 복합적인 환경 개선을 목표로 한다. -
유통업계 마케팅 전문가로 정평이 난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이사가 취임 후 시도한 다양한 고객 마케팅의 일환이다.
CU와 GS25 등 경쟁 편의점 업체가 매장 수 늘리기에 주력하는 반면 세븐일레븐은 이미 국내 편의점 매장 수가 인구 대비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고 보고 점포당 매출 향상을 위한 주요 전략으로 공간 효율화 작업을 택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시장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10% 이상 고성장 추이를 보이며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3년부터 2년여 간 성장률이 급격히 저하되며 편의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편의점 수는 약 3만개로 인구 2000명당 한 개꼴로 편의점이 분포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만 새롭게 문을 연 편의점이 2700여개에 달한다.
편의점 수는 선진국인 일본과 비슷하지만 일본 세븐일레븐의 경우 평균 면적이 130㎡로 국내의 2.5배이며 점포당 평균 매출도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에 세븐일레븐은 점포 수 확대에 집중하기 보다 점포당매출을 끌어 올리는 쪽으로 전략을 세웠다.
세븐일레븐은 광개토 프로젝트를 통해 약 70개 점포의 평균 점포 면적을 40.9% 늘렸고 넓어진 공간에는 상품구색을 추가하거나 고객을 위한 시식공간을 마련했다. -
-
기존 매장과 인접한 다른 공간을 추가로 임차하거나 방치돼 있던 공간을 찾아내고 일부 점포의 경우 출입문의 위치를 바꿨다. 또 매장 앞 유휴공간에 테라스를 설치하고 탁자와 의자를 비치하는 등 공간 효율화 작업을 진행했다.
시행 1년 만에 눈에 띄는 성과도 나오고 있다.
실제 충북 증평군에 위치한 점포의 경우 광개토 프로젝트를 통해 면적을 14평에서 25평으로 늘렸다. 경영주는 인근 공실을 임차하고 본사는 인테리리어 비용을 전액 부담했다. 해당 점포는 면적 확대 후 지난달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수준(95.9%)으로 상승했다.
또 구로에 위치한 점포도 기존 7평에서 18평으로 두 배 이상 면적을 늘렸다. 음료 냉장고를 3도어 구조에서 5 도어로 확대하고 시식공간을 확보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원두커피, 즉석 베이커리 상품도 추가 도입한 결과 면적 확대 전보다 매출이 6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점포 대비 4배 가량 넓은 공간에 40석 규모의 테이블과 편의 시설까지 갖춘 대형 카페형 편의점도 등장했다. 지난 2014년 11월 오픈한 세븐일레븐 도시락카페 KT강남점은 식사 시간을 즐기려는 직장인들 이용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광개토 프로젝트를 진행한 점포의 매출은 공간 효율성 개선 전후 대비 28.3% 상승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매출 효율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출이 면적에 꼭 비례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 구색을 갖추고 고객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매출 증대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면서 "1인 또는 2인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인구통계적 변화 상에서 편의점의 기능을 확장시키는 데에도 넓은 공간은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한편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 편의점 수는 지난해 기준 9409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9285개, 세븐일레븐은 8000여개, 미니스톱은 2200개, 위드미는 1000여개로 국내 전체 편의점 수는 3만여개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