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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월 임대료 500만원 이상 월세가 등장했다. 강남·서초·용산구의 전유물이었던 초고가 월세가 여의도로 확장된 것이다.
11일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실거래 자료를 보면 지난 1분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자이'(전용210㎡)가 보증금 5000만원, 월세 650만원에 거래됐다.
여의도동 A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여의도는 직주근접이 확실해 월세 수요가 풍부하다"며 "금융권 고소득자가 많아 고가 월세에 대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실제 여의도는 주요 업무지구로 직주근접을 원하는 수요가 상당하다. 이 때문에 영등포구에서도 집값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영등포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4월 기준 3.3㎡당 1574만원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여의도동 시세는 이보다 663만원 높은 2237만원 수준이다.
최근 여의도동 내 고가 아파트에 대한 월세 전환도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기존 직주근접 특성에다가 우수한 학군을 원하는 수요가 꾸준해 공실에 대한 걱정이 없기 때문이다. 집주인들도 전세 대신 수익형 부동산으로 활용하려는 분위기다.
B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여의도는 전세보증금 1억원 대신 월세 50만원 정도 받는 시세가 형성돼 있다"며 "소위 중산층들도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투자자들도 여의도 내 고가 아파트를 찾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보다 월세에 대한 거부감이 줄면서 수익형 부동산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서다. 특히 높은 월세를 한번에 받을 수 있는 데다가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C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고급 아파트는 지역 내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 집주인들의 자부심도 상당하다"며 "장기적으로 추후 시세차익이나 상속의 목적으로 구입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초고가 월세 거래는 증가 추세다. 지난해 월세 500만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43건으로 전년(25건)보다 72% 증가했다.
지난해 거래 내용을 보면 △강남구 20건 △서초구 17건 △용산구 6건으로 이뤄졌다. 올해 1분기 거래에서도 △강남구 6건 △서초구 8건 △용산구 1건 △영등포구 1건으로 조사됐다.
강남권은 대기업·각종 기업체가 밀집돼 있다. 기업 최고경영자 등 사업 편의성을 위한 수요가 상당하다. 용산구도 각국 대사관과 외국계 기업 관련 수요가 주요 월세 거래 대상이다. 즉 고가의 월세를 지불하더라도 지역 내 인프라를 원하는 수요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사업목적으로 찾는 외국인을 위해 아파트를 단기로 임대하는 수요가 있다"며 "사생활 보호에 신경을 쓰는 고소득 연예인도 고가 아파트를 찾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