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수' LG생건 '후'에 추격 허용
  • ▲ 중국 내 백화점 설화수 매장.ⓒ연합뉴스
    ▲ 중국 내 백화점 설화수 매장.ⓒ연합뉴스


    국내 화장품 업계가 전반적으로 고공성장을 이어가면서 업계 1위 아모레퍼시픽을 위협하는 브랜드가 속속 늘어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브랜드인 설화수는 지난해 1조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보다 성장률 25%을 기록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의 '후'는 8,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이 88% 늘어난 것이다.

    중화권 고객의 선호도가 반영되는 면세점 매출은 이미 '후'가 설화수를 앞질렀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종학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매출 1위 롯데면세점 소공점에서 '후'는1,309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체 브랜드 중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설화수는 920억원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호텔신라 서울점에서도 후는 810억원의 매출을 올려, 683억원을 기록한 설화수를 따돌리고 1위에 올라섰다.

    설화수는 아모레퍼시픽의 자존심과 같은 브랜드로, 세계 최초의 '한방화장품'이란 기록을 갖고 있다. 반면 '후'는 궁중 한방 브랜드를 내세우며, 한류스타 이영애를 모델로 기용해 중화권에서 인지도를 높여왔다.

    아모레퍼시틱의 색조 전문 브랜드인 에뛰드도 매출 감소가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에뛰드는 2014년 매출이 9%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도 8% 줄었다. 결국 에뛰드는 전체 화장품 순위에서 지난해 6위로 전년보다 두 단계 내려앉았다.

    반면 LG생활건강의 색조 브랜드 VDL은 지난해 80%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아직 에뛰드보다 매출 규모는 작지면 색조 화장품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치약·샴푸·비누 등 생활용품 시장에서도 LG생활건강에 밀리고 있다. 닐슨 데이터 등에 따르면 지난해 생활용품(퍼스널 케어) 시장 점유율은 LG생활건강이 34.4%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29.1%)과 애경(14.9%)이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이 전체 화장품 매출 규모는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면서도, "다른 업체의 추격도 만만치 않아 분야별, 브랜드별로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