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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제철소 내에 있는 파이넥스 3기 설비 모습.ⓒ포스코
포스코가 지난해 부진을 털어내고 올 1분기 반등에 성공했다. 철광석 등 원료가격과 시황이 살아난 탓도 있지만 포스코 자체가 갖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특히 파이넥스 공법은 포스코 기술의 결정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탁월하다. 無에서 有를 창조한 대표적인 사례인 것이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파이넥스 공법은 100년 이상된 철강 조업 역사를 갖고 있는 선진국에서도 성공하지 못한 차세대 혁신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파이넥스 기술이 기존 쇳물 생산 방식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쉽게 말해 과정을 단순화했다. 코크스 제조공장과 소결공장을 생략하고, 값싼 가루형태의 철광석과 유연탄을 원료로 바로 사용한다. 때문에 투자비와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다. 용광로 대비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은 각각 40%, 15% 수준에 불과하고 비산먼지도 71% 수준에 불과해 친환경적이다. 즉, 포스코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기 때문에 탁월한 경쟁력을 갖는다.
해외에서 △일본 ‘DIOS법’ △호주 ‘HISMELT법’ △유럽 ‘CCF법’ △브라질 ‘TECNORED법’ 등이 용광로 대체를 추진했지만 아직 상용화하지 못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포스코만이 관련 기술을 상용화한 것이다.
물론 파이넥스 기술이 쉽게 탄생한 것은 아니다. 파이넥스 성공은 정부 및 연구소와 현장의 유기적인 협조와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포스코는 1973년 103만톤 규모의 1기 설비를 처음 준공한 이래 꾸준히 성장해왔다. 하지만 원천기술 없이 기존의 해외 선진기술을 도입해 개량해서 사용하는 수준이었다. 이때부터 독창적인 기술개발에 나섰다.
포스코는 기존 용광로 공법에 비해 환경친화적이고 경제적인 새로운 공법을 개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포스코가 주도하던 용융환원 제철법 연구가 국책과제로 선정하면서222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지원받아 파이넥스 개발이 본격화됐다.포스코는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파이넥스 공법을 개발한 이래 5541억원의 R&D 비용을 투자해 1999년 파일럿 플랜트를 가동했다. 2003년 60만톤 규모의 데모플랜트 가동을 시작했는데, 이것이 파이넥스 1기 설비다. 드디어 2007년 세계 최초로 연산 15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2기를 상용화했다.
14세기에 개발돼 현재까지 대세를 이루고 있는 기존 용광로 공법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필요가 있었다. 대형화를 위해 2011년 6월 20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3기 설비를 착공해 2014년 4월 상용화 가동에 성공했다. 노후화된 1기를 제외하더라도 총 35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설비를 갖추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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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이넥스 설비에서 출선하는 모습.ⓒ포스코
이에 따라 해외에서도 포스코의 파이넥스 기술에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포스코는 중국 충칭강철과 2013년 9월 연산 300만톤(150만톤, 2기) 규모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는 파이넥스 공장을 짓기로 합작사업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최근 산업기술보호위원회가 파이넥스 기술에 대한 수출 계획도 승인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인도 우땀갈바메탈릭스과도 제휴해 합작사 설립을 진행 중이다. 파이넥스 3공장 가동으로 유휴설비가 된 파이넥스 1기(60만톤) 설비를 뜯어서 인도에 이전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12월 설비 매각에 관한 양해각서(MOA)를 체결했다.
또 지난 2월 이란 PKP와 연산 16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 제철소를 건립하기로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약 16억달러(1조9283억원) 규모로, 포스코는 8% 지분을 투자한다.
이외에도 베트남 최대 국영 철강사인 베트남스틸, 카자흐스탄 ERG 등 20여곳과 기술 수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파이넥스 기술이 세계적으로 뛰어난 경쟁력을 갖췄다는 반증이다.
그동안 철강재 생산 및 판매라는 사업영역에서 나아가 기술을 수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가 글로벌 철강 역사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순간이 멀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