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미 CJ그룹서 버린카드…노조설립 초강경 대응 우려"새 파트너 찾더라도 SKT 제시 금액 사실상 기준선…"더 좋은 값 받기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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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CJ헬로비전' M&A와 관련, 불허 입장을 담은 심사 보고서를 SKT측에 전달한 가운데, 피인수업체인 CJ헬로비전 직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CJ헬로비전 임직원들의 경우 이번 합병 결정으로 이미 그룹에서 '버린카드'로 인식하는 등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 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인수기업과의 협상을 위해 설립된 노조 역시 당초 방향을 틀어 CJ와 강경노선을 선택하게 될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케이블업계에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향후 CJHV가 새로운 파트너 찾더라도 이미 SKT가 제시한 금액 이상의 좋은 값을 받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재계서열상 CJ그룹만 못한 그룹이나 기업에 인수될 경우 직원들의 강한 반대 등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위의 불허 의견 심사보고서 전달 이후 
    CJHV 임직원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SKT의 경우 인수합병 불허 결정이 나더라도 잃을 것이 거의 없지만, CJ헬로비전은 없는 살림에 SKT만 믿고 인수합병 이후를 내다보며 힘들게 구축해 온 인프라들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수합병 이후 업무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 판단, 여러 분야의 인력을 충원한 CJ헬로비전으로써는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외주 업체를 선정해 운영하고 있는 비정규직 설치·수리 기사들의 안위는 더욱 더 보장할 수 없게 됐다.

    이와 함께 CJ헬로비전 직원들은 작년 10월 매각 발표 후 인수합병 과정 시 발생할 수 있는 회사 직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올 1월 노동조합을 설립했는데, 이미 예고된 구조조정의 두려움이 직원들을 통해 반증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공정위 사무처의 불허 의견이 알려진 후 CJ헬로비전의 서운함은 SKT와 별개의 법무법인 선임으로 표출되기도 했다.

    그동안 CJ헬로비전은 SK텔레콤이 선임한 법무법인 광장·세종에 대리인 자격을 일임하고 공정위에 필요한 입장을 전달해 왔는데, 이번 최종심의를 앞두고 법무법인 '화우'를 새로 선임한 것이다.

    공동대리 형식을 취하던 양사가 결국에서는 각자 길을 걷게된 셈이다. 
    이에 따라 이번 M&A 실패가 양사간 또 다른 갈등으로 번질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수합병 최종 불허 시 피해는 온전히 CJ헬로비전의 몫이 될 것"이라며 "인력 구조조정 뿐만 아니라, 합병 법인 출범 준비를 위해 이미 영업비밀 상당부분을 SKT에 제공한 CJ헬로비전 측으로서는 '토사구팽'의 심정일 것"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방송-통신 융합이라는 큰 틀에서 합병 발표 당시 '신의 한 수'로 평가 받았던 SKT와 CJHV 간 M&A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지 공정위의 최종 결정과 미래부, 방통위의 입장 발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