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호선 개통으로 여의도·강남 접근성 탁월대림산업·롯데건설, 잇따라 청약 경쟁률 기록 갈아치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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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건설사가 흑석9구역에 내걸은 '재정비촉진계획변경고시'를 축하하는 플래카드.ⓒ뉴데일리
"흑석9구역 재정비촉진계획변경 결정고시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난 13일 오후, 지하철 9호선 흑석역을 나와 중앙대학교 병원 옆으로 이어진 흑석9구역에 도착했다. 노후화된 상가주택 사이로 흑석9구역 촉진계획변경고시 축하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있었다. 흑석9구역을 향한 대형건설사 간 수주전이 시작된 것이다.
인근 A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다수 대형건설사 직원들이 한번씩은 찾아와 이야기를 나눴다"며 "대단지로 이뤄지는 만큼 건설사들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 흑석9구역 수주전 물밑작업 '한창'
흑석9구역은 2013년 조합설립인가를 마치고 차근차근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추후 1500여 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아직 시공사 선정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대형건설사는 물밑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었다. 현재 현대건설·포스코건설· GS건설·롯데건설 등이 관심을 표한 상태다.
대형건설사들이 흑석뉴타운 수주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준강남'이라 불리는 입지가 반영됐다. 지하철 9호선을 이용하면 강남·여의도 이동이 수월하다. 업무지구로 들어서는 용산도 가깝다.
현재 진행 중인 뉴타운 가운데 개발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건설사 입장에선 매력적이다. 앞서 3개 구역에서 입주를 마무리했고 올해 2개 구역(대림산업·롯데건설)이 분양을 무리할 계획이다. GS건설도 3구역 시공권을 확보한 상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흑석동은 서울에서도 노후 건축물이 많아 재개발이 필요한 지역"이라며 "9호선 개통으로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강남권을 제외하면 수주 1순위로 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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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석7구역 사업지.ⓒ뉴데일리
◇ 입주권 웃돈 2억…"흑석동이 금석동됐어요"
흑석뉴타운은 올해 최고 청약 경쟁률을 잇달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5월 롯데건설이 흑석8구역을 재개발해 분양한 '흑석뉴타운 롯데캐슬 에듀포레'는 1순위 청약 경쟁률 38.4대1을 기록했다. 계약도 4일 만에 100% 완판됐다.
대림산업이 이달 선보인 '아크로 리버하임'(7구역)도 흥행을 이어갔다.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89.54대1을 기록하며 올해 수도권 최고 경쟁률을 갈아치웠다. 이 단지는 중도금 대출보증 규제를 피하면서 실수요는 물론 강남 투자자들마저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간현 아크로 리버하임 분양소장은 "9호선 역세권 장점과 한강생활권이 가능한 입지"라며 "강남·여의도·용산과 인접해 있어 직주근접을 선호하는 수요자들이 몰렸다"고 말했다.
인근 개업공인중개사는 강남권 투자자들이 흑석뉴타운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대출보증규제 등 규제에 나서면서 강남 재건축 분위기가 주춤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흑석뉴타운 미래가치를 보고 새로운 투자처로 판단하고 있다는 의견이다.
B중개사무소 대표는 "분양가(3.3㎡당)가 2200만원을 넘어서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강남 재건축 단지 1채 가격으로 이곳에서는 2채를 매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흑석뉴타운 분양열기가 달아오르면서 입주권은 자취를 감췄다. 7구역 입주권에 붙은 웃돈은 약 2억원. 조합원들은 추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치에 한껏 부풀어 있다. 조합원들은 웃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입주권을 내놓고 있지 않다.
A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해 7구역 입주권을 계약한 건수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며 "원주민 사이에선 '흑석동이 금석동이 됐다'는 말도 있다"고 말했다.
◇ 개발속도 달라 섣부른 투자 '주의보'
흑석뉴타운이 재조명받으면서 분양가는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올해 3.3㎡당 기준 롯데건설은 2115만원, 대림산업은 2240만원으로 분양했다.
구역별 사업 속도도 차이가 있어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라는 의견이 많다. 인접한 구역이 사업속도가 늦어지면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없어서다. 실제 한강조망과 역세권 효과가 기대되는 1구역은 흑석뉴타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사업 속도는 제자리걸음라는 게 개업공인중개사의 설명이다.
B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은 월세를 꼬박꼬박 받고 있어 뉴타운 사업에 큰 욕심이 없다"면서도 "주거환경은 1980년대 분위기를 연상시킬 정도로 열악해 개발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