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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를 타고 있는 르노삼성이 폭스바겐코리아의 연비조작 관련 불똥이 튀면서 CEO 리스크에 직면했다. 르노삼성 출범 이후 최초의 한국인 사장이 된 박동훈 CEO(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의 구속 여부는 29일쯤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자칫 르노삼성은 CEO 구속이라는 초유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사진)은 28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답답할 뿐이다”며 “배출가스 조작 사실을 몰랐다”고 억울함을 재차 호소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지난 27일 박 사장에 대해 폭스바겐 차량에 대한 배출가스 조작 관련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사문서 변조 및 변조 사문서 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사장은 이미 피의자 신분으로 한 차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로 인해 폭스바겐 연비조작 사태가 르노삼성에도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CEO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직원들 분위기나 판매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특히 박 사장은 QM3에 이어 SM6 돌풍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런 일이 터진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모든 직원들이 힘을 합쳐서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 나로 인해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나를 믿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임직원들한테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에서도 관심을 갖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QM6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신차 효과를 위해 서서히 사전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붐' 조성에 나서야 하는데 소비자들의 관심이 분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칫 르노삼성에 대한 이미지가 폭스바겐과 오버랩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반기 야심작인 QM6에 차질이 생기면 올해 전체 판매 실적이 흔들리 수 있어 이번 CEO 리스크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 측은 "직원들은 별다른 동요없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QM6 등 신차 준비에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반기에도 판매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박동훈 사장은 지난 2005년 폭스바겐코리아 초대 사장을 맡은 이후 재임 8년간 폭스바겐코리아를 급성장시킨 주역이다. 2005년 첫 해 1635대를 팔던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해 1만8395대를 팔았다. 10년만에 1125% 성장한 것이다.
이같은 성공신화를 썼던 박 사장은 2013년 8월 말 폭스바겐코리아를 떠나, 국내 완성차 업체인 르노삼성에 9월부터 영업본부장으로 합류했다. 2년 6개월 동안 르노삼성 재도약을 위해 초석을 다졌다. 이에 지난 3월 르노삼성 최초의 한국인 CEO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