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 구조조정에 전년 동기 대비 211.1% 충당금 적립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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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부담으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농협금융지주는 2016년 1분기 894억원의 순이익과 2분기 2907억원의 순손실을 포함해 상반기 당기순손실 2013억원을 시현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4370억원에 비해 엄청난 적자다.
이로써 주요 금융지주 중에서는 유일하게 상반기 순손실을 거뒀다.
농협금융은 STX그룹과 창명해운 등 조선·해운업에 대한 대손비용 1조1200여억원을 포함해 총 1조3589억원의 신용손실충당금을 적립했다.
법정관리에 돌입한 STX조선과 STX중공업에 각각 4398억원, 1138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했고 창명해운에 2990억원을 충당금을 쌓아 큰 타격을 입었다.
대규모 충당금 덕분에 상반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75%로 지난해 말 대비 0.52%포인트 하락했다. 대손충당금적립비율 역시 96.2%로 지난해 말 대비 10.74%포인트 소폭 개선됐다.
이번 최대 적자는 농협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영향이 가장 컸다.
빅배스를 단행한 농협은행은 상반기 당기순손실 3290억원을 나타냈다.
농협은행 이자이익은 2조141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고 비이자이익은 1370억원으로 21.5% 대폭 상승했다.
하지만 조선·해운업에만 1조2000억원대의 충당금을 적립한 것이 문제였다.
다만 순이자마진은 1분기보다 0.02%포인트 개선된 1.86%의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한편 농협손해보험, 농협생명 등 비은행부문 당기순이익은 선전했다.
농협손보는 지난해 보다 24.3% 소폭 증가한 2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고 농협생명은 지난해 보다 3.0% 증가한 7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사상 최대 적자에도 이자이익·비이자이익은 증가하고 있으며 비은행부문의 성과를 기대해 볼만 하다”며 “올 상반기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인해 순손실을 막지 못했지만 하반기에는 흑자로 전환토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