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이 원샷법 시행을 앞두고 설비 구조조정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순천, 인천공장의 일부 설비를 매각·폐쇄하는가 하면 범현대가의 효율성 강화를 위해 현대중공업 단조 설비 이관도 추진 중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7월말 순천공장 TWB(Tailor Welded Blank)설비 2기 매각공고를 냈다. 해당설비는 TWB설비 5, 6호기로 국내외 3~4개 업체가 매각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TWB는 두께와 강도 재질 등이 서로 다른 강판을 적절한 크기와 형상으로 절단해 레이저로 용접, 원하는 형태의 제품으로 가공하는 설비로, 차량 경량화를 위해 사용된다.
이번 설비매각은 현대제철이 지난해 하이스코와 합병하며 생긴 중복된 노후설비를 정리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이전부터 울산공장에 TWB설비가 갖춰져 있었으나 하이스코와 합병으로 순천공장 TWB설비까지 인수하게 됐다.
현대제철은 향후 차량 경량화사업을 예산, 울산공장 등 권역별로 이원화해 생산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설비 2기를 매각한 자리에는 현대제철이 야심차게 준비하는 자동차강판 생산 라인이 들어설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순천공장에 1700억원을 들여 연간 5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용융아연도금 강판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설비는 올 9월부터 착공에 들어가며 내년 9월 완공될 예정이다.
인천공장에서는 50톤 전기로 폐쇄 수순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인천공장 40톤 전기로를 우선 폐쇄한데 이어 50톤 전기로까지 폐쇄하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단강공장 폐쇄가 목표이지만, 우선적으로 노조와 협의가 끝나야 추진될 수 있는 사항이다. 현대제철은 늦어도 올 연말까지는 공장 폐쇄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6월 SPP율촌에너지를 인수한 이후 순천공장을 중심으로 단조생산을 집중시키고 있다. 순천 단조공장은 지난 4월부터 정상 가동에 들어갔으며 추가로 2000억원을 투자해 설비합리화 등을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최근 기사화되고 있는 설비 구조조정은 회사 포트폴리오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사항들"이라면서 "순천과 인천공장 설비를 매각, 폐쇄함으로서 사업 일원화 및 효율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범현대가의 효율성 강화를 위해 현대중공업 단조 프레스 이관도 추진 중에 있다. 현대중공업의 비핵심자산 매각이라는 명분과 현대제철의 대형 단조제품 생산 추진이라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 설비는 8월 중 순천공장으로 이관될 예정이며, 9월에는 정상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단조 프레스 이관에 대해 양사 모두 실리를 취할 수 있는 조치라 평가하고, 향후 현대중공업과 현대제철의 협력관계는 더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CG보고서 최종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 현대제철이 설비 매각, 폐쇄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그간 추진하고 있는 설비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그 효과로 품목별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