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본관을 찾은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직원들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이대 본관 점거농성을 진행 중인 학생들은 최 총장의 대화를 거부, 총장 사퇴 시 농성을 해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뉴데일리경제
    ▲ 2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본관을 찾은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이 직원들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이대 본관 점거농성을 진행 중인 학생들은 최 총장의 대화를 거부, 총장 사퇴 시 농성을 해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뉴데일리경제


    이화여자대학교 본관 점거농성이 여전히 답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은 학생들과 대화에 나서겠다고 본관을 찾았지만, 농성을 진행 중인 학생들은 기존 입장인 '총장 사퇴'를 내세우고 있는 상태다.

    23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전날부터 최 총장은 서울 서대문구 이대 본관 앞에 마련된 천막 '학생들과 대화를 기다리는 장소'에 머물면서 학생들과 대화에 나섰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최 총장은 임시로 설치된 천막을 찾겠다고 밝혔지만, 농성에 참여 중인 학생들은 최 총장을 찾지 않았다.

    22일에 이어 최 총장은 이날 오전 9시께 대학본관 앞 천막을 찾았다. 최 총장은 본관 밖에 있던 일부 학생과 대화를 나눴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천막으로 이동했고, 학교 관계자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다른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다른 학생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 잠시 이동했다. 이후 다시 천막을 찾아 학생들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최 총장의 소통 행보에도 학생들이 불응하면서 서면을 통한 입장만이 전달될 뿐이다.

    학생들은 "주동차 색출 등 학생들은 아직도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일방적인 대화 강요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다. 최 총장의 사퇴 전까지 본관 점거 해제는 없고, 사퇴를 대체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최 총장이) 좀 더 적극적으로 진심이 통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목요일까지 매일 찾아갈 것이라고 안내했다. 예고 없는 방문을 원치 않아서 일정을 서면으로 전달했다"고 전했다.

    최근 최 총장은 교수, 직원 등 학내 구성원에게 메일을 통해 의견수렴 대표기구 공식화, 교원 인사제도 개편, 정부 재정지원 사업 구성원 의견 수용 등을 강조했다.

    24일에는 '총장과의 열린 대화'를 통해 최 총장은 재학생들과 소통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점거농성 해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화여대 일부 교수는 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으며 처장단 10명이 사퇴하는 등 진통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8일 이화여대 학생들은 교육부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 선정으로 신설 예정인 이대 '미래라이프대학'에 반발, '학위 장사에 나섰다'며 대학 본관을 점거했고 27일째 농성을 진행 중이다.

    이달 초 학교 측의 평단 사업 철회 결정에 앞서 지난달 30일 경찰 병력 1600여명이 투입된 것에 학생들은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최 총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경찰은 점거농성으로 교수, 직원 등을 감금한 혐의로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등 3명에 대해 소환통보하면서 또다시 갈등 양상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사퇴가 이번 사태를 모두 해결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경찰 병력 투입과 불통, 불신으로 얼룩진 상황을 전환시킬 변화의 첫 단추라고 생각한다"고 기존 입장을 다시한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