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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가을이사철을 등에 업고 학군수요가 꾸준한 지역에 전월세 거래가 몰리고 있는 것.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1만357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1만1494 보다 18% 증가한 수치다.
다만 8월 거래량인 1만5240건 보다는 소폭 감소했다. 추석연휴가 있어 거래일수가 적은 데다가 이사철을 피해 8월에 집을 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달 전월세 거래현황을 살펴보면 새학기를 맞아 학군이 우수한 지역에 수요가 몰렸다. 송파구 거래량은 지난달 1289건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보다 38% 증가했다. 대체지역인 위례신도시 입주로 전셋값이 떨어질 것이란 의견과 달리 가격하락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신천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일부 저렴한 급매가 거래됐다고 전셋값이 하락했다고 단정하기 쉽지 않다"며 "지금도 전세 매물이 없어 접수만 받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재건축이 활발한 강남구도 전월세 거래는 꾸준했다. 지난 1년간 강남구 전월세 거래량을 보면 매월 1000건 이상 유지했다. 특히 개학을 앞둔 지난 2월은 2060건이 거래됐다. -
◇ 집값 상승 부담 커…다시 전월세 시장으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직전 주와 비교해 0.35% 상승했다. 주간 상승률로는 2006년 12월1일 0.3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월간 상승률도 1.21%를 기록, 8월 0.67% 보다 오름폭이 컸다. 결국, 집값 상승 부담감에 내 집 마련을 꿈꾸던 실수요자들이 다시 전월세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다.
서울 집값 상승은 사업속도가 빠른 재건축 추진단지들이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했다. 서울 재건축 단지가 분양시장에서 인기를 끌자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고 있어서다. 이들 집값 상승세가 서울 전반적인 집값을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동구 상일동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고덕 그라시움 분위기 달아오르면서 고덕주공 매매 호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면서도 "매매 희망자들은 '무조건 사겠다'와 '조금만 기다리겠다'는 분들로 갈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집주인들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월세를 선호하는 분위기도 전월세 거래량 증가 이유로 꼽힌다. 아파트 월세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익형부동산 대표 격인 오피스텔 투자자들도 소형아파트로 눈을 돌리는 추세다.
이는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졌다. 서울 아파트 월세 평균가격은 보증금 2억197만원에 월세 68만2000원으로 조사됐다. 전국 평균가격인 아파트 보증금 8772만원, 월 임대료 43만9000원 대비 보증금 1억1425만원, 월 임대료 24만3000원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윤 부동산114 연구원은 "과도한 주거비 부담은 국내 소비 축소로 이어진다"며 "정부도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 입주량 증가 "전셋값 하락은 국지적"
KB국민은행에 따르면 9월 서울 전세가율은 74.2%로 전월 74.5%과 비교해 0.3%포인트 떨어졌다. 일부에선 전셋값 조정기간을 거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사철에 앞서 급매물이 등장하면서 평균치를 낮췄다고 분석했다. 수도권 입주물량 증가도 이유로 꼽았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서울에서 우수한 학군과 역세권 아파트 전셋값이 떨어질 가능성은 적다"며 "입주량 증가에 따른 전셋값 조정은 일부 지역에 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31만4880가구로 최근 5년 간 평균과 비교하면 30% 증가했다. 수도권 입주량도 전년보다 7% 증가했다. 특히 서울 생활권으로 꼽히는 하남미사(1389가구·11월)와 위례신도시(1137가구·12월)가 집들이를 시작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남4구로 불리는 강동구와 인접한 미사지구는 수요층이 다르다"며 "반대로 강동구 재건축 속도가 붙으면서 미사지구 전셋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