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G마켓·옥션서 돼지고기·쇠고기·식용유·치즈·버터 등 매출 신장세 눈에 띄어"고지방 저탄수화물 화제된 후 관련제품 판매량 꾸준히 증가""고지방 식품군에 대한 인식 개선… 철저한 식단 구성과 양질의 식품 선별 중요"
  • 다이어트의 적으로 알려졌던 지방이 오히려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방송과 SNS를 통해 이슈를 모으고 있는 LCHF 다이어트(Low Carb High Fat diet,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요법)'는 말 그대로 지방을 많이 섭취하고 탄수화물은 조금만 섭취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LCHF에는 꼭 지켜야 할 명확한 기준과 까다로운 조건이 달려있다. LCHF를 둘러싼 '허와 실'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 ▲ 관련 사진. ⓒ뉴데일리경제DB
    ▲ 관련 사진. ⓒ뉴데일리경제DB


    #직장인 김 모씨(39세)는 최근 SNS에서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유행하는 것을 보고 2주째 이를 실천하고 있다. 평소 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주식인 쌀밥을 줄이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고기를 소스나 쌈장에 찍어먹어서도 안된다는 규칙을 지키는 것도 고역이었다. 그는 "눈에 띄게 살이 빠지는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고 배고픔을 참는것 만큼이나 느끼함을 참는 것도 힘들다"고 말한다. 

    최근 김 씨와 같이 LCHF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육류와 식용유, 버터·마가린, 고지방 생선류 등이 '살찌는 식품군'이라는 오명을 벗고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13일 식품·유통 업계에 따르면 '고지방 저탄수화물' 식단이 화제를 모으면서 관련 식품군의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집중적으로 조명한 MBC스페셜 '밥상, 상식을 뒤집다' 1부가 방영된 지난 9월 19일부터 2주간 이마트의 돼지고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했다. MBC 스페셜 2부가 방영된 9월 26일부터 10월 9일까지 이마트 버터 판매량은 전년 대비 58%, 치즈는 16.2%씩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몰인 G마켓의 9월 19일부터 30일까지 고지방 식품군 매출을 살펴보면 국내산 돼지고기 72%, 돼지고기 갈비·등갈비는 175%, 삼겹살·오겹살·목살은 49% 증가했다. 한우 21%, 국거리·불고기용 한우도 76%씩 신장했다. 식용유는 21%, 연어 46%, 고등어 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옥션에서도 국산 돼지고기가 전년 대비 189%, 쇠고기 100%, 고등어 79%, 식용유 18%, 연어 14%씩 매출이 뛰었다. 

    바로 전 주가 추석연휴인 점을 감안하면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모두 큰 폭의 매출 신장을 이룬 것으로 분석된다.

    G마켓 관계자는 "최근 방송을 통해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요법이 집중 조명된 직후부터 현재까지 관련 제품의 판매량 증가세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버터, 치즈 외에도 쇠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 및 생선류 등 양질의 지방 섭취가 가능한 식품 판매량도 전년 대비 상승했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관련 제품의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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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 사진. ⓒ뉴데일리경제DB

    그러나 모든 고지방 식품이 LCHF에 효과적인것은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식단과 비법, 효과 등을 공유하며 LCHF를 실천하고 있지만 '고기는 마음껏 양껏 먹되 쌀이나 밀가루 같은 탄수화물은 안먹는게 좋다'거나 '햄, 소시지도 고기류이기 때문에 식단에 넣어도 상관없다'와 잘못된 정보도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어 정확한 기준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LCHF 다이어트시 천연 지방, 좋은 지방을 섭취한다면 지방을 먹는 것이 결코 위험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염이나 화학적 성분을 넣지 않고 '정제' 과정만을 거친 기름은 천연지방에 속하며 코코넛오일 등의 식물성 유지가 모두 이에 속한다"며 "가염을 하거나 화학적인 성분을 넣은 유지를 가공유지라고 하는데 버터나 마가린 등의 동물성 유지가 이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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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 사진. ⓒ뉴데일리경제DB


    버터나 마가린의 경우에는 가염을 하지 않고 인공첨가물이나 합성원료가 최소한으로 들어간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또 LCHF 식단에는 당과 설탕이 들어가서는 안된다. 때문에 고기를 먹을때 쌈채소는 곁들이되 소스나 쌈장을 함께 먹어서는 안된다. 

    또 가공보다는 천연제품이 더 좋으며 유제품이나 가공식품에는 탄수화물과 당류가 대부분 들어가기 때문에 성분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유제품 중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카놀라유, 올리브유, 포도씨유 등은 식물성으로 불포화지방산이 80%이상 함유돼 있어 LCHF 식단에 유용하게 섭취할 수 있다.

    불포화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심장병을 일으키는 중성 지방의 수치를 낮춰주는 역할을 하는 성분으로 알려져있으며 불포화지방산 중 오메가3, 오메가6와 같은 필수지방산은 우리 몸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한다. 

    최근에는 천연지방인 코코넛 오일이 LCHF 필수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코코넛 오일은 코코넛 과육을 압착하는 방식으로 만들며 모유 성분 중 하나인 라우르산 등의 중쇄지방산으로 이뤄져 있다. 중쇄지방산은 일반적인 지방성분과 달리 몸 안에 쌓이지 않고 빠르게 분해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식품업계 중에서는 CJ제일제당이 트렌드를 발빠르게 반영해 프랑스 프리미엄 오일 브랜드인 '라투랑겔'과 손잡고 먹거나 몸에 바를 수 있는 합리적 가격대의 'CJ 리얼 코코넛 오일'을 선보이는 등 시장 선점에 나섰다.

    캐나다 맥길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집에서 먹는 모든 요리에 코코넛 오일을 사용하기만 해도 매년 16kg의 잉여지방을 덜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 공복에 코코넛오일 한 스푼을 섭취하면 식사 전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다이어트에 도움을 준다.

    업계 관계자는 "LCHF가 화제를 모으면서 '살찌는 음식'으로 기피 대상이 되곤 했던 육류, 식용유, 치즈, 버터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상당 부분 개선되고 있다"면서 "LCHF는 철저한 식단 구성과 양질의 식품 선별이 필수적이며 영양섭취 비율을 지방 70~75%, 탄수화물 5~10%, 단백질 20~25%로 제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