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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이 인도네시아 시장 성공을 위한 자금투입이 지속되고 있다.
현지법인 NH코린도증권의 수익성은 부진하지만 향후 전망을 고려하면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8월 NH농협금융지주에 인도네시아 법인인 NH코린도증권의 증자를 요청했다.
NH코린도증권은 NH투자증권의 합병 이전 우리투자증권 시절이던 지난 2009년 한국계 인도네시아 기업인 코린도그룹의 증권계열사 클레몬트(CSI) 지분을 270만 달러에 인수해 만든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이다. -
NH투자증권의 NH코린도증권 증자요청을 지주 글로벌전략국에서 수락해 지난달 말 자금집행을 완료했다.
NH코린도증권에 투입한 총 자금은 1000억 루피아로,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약 90억원이며, NH코린도증권 지분 80%를 들고 있는 NH투자증권은 약 72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NH투자증권의 NH코린도증권에 대한 자금투입은 수년째 진행되고 있다.
2009년 60% 지분취득 이후, 2010년과 2011년에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각각 130만 달러, 190만 달러를 NH코린도증권에 추가 투자했다.
2014년에는 60%였던 지분율을 8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코린도 측으로부터 20%의 지분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투자를 진행했다.
투자금액은 NH투자증권과 코린도 간의 NDA(비밀유지각서)를 체결해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460만 달러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이 NH코린도증권에 투입한 총 금액은 약 191억원이다.
반면 투입금액 만큼의 수익성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고 있다.
NH코린도증권의 2014년 당기순익은 10억원이었고, 지난해에는 2억원으로 줄었다. 시스템 인프라 투자비용 증가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등도 인도네시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고, 총 120여개 증권사가 난립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NH코린도증권에 대한 투자에 회의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NH투자증권은 여전히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2억명에 달하는 인구 가운데 주식투자인구(계좌기준)가 0.2%에 불과한 시장에 진출해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증자 등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의 주식투자 인구는 전체 5000만명의 10% 수준인 50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도네시아 주식시장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
NH코린도증권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IT 부문에 집중돼 있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NH코린도증권의 IT 부문 기반이 다소 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인도네시아의 스마트폰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HTS, MTS를 고도화시키는 것은 물론 기관영업을 확대해 중계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기자본을 확대해야 기관영업이 활성화되기 때문에 증자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내 투자자들도 인도네시아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어 IT 인프라 확충이 중요한 요소라고 NH투자증권 측은 설명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시장은 기관과 외국인의 비중이 70%를 차지하고 있어, NH투자증권을 비롯한 대다수 증권사가 이를 제외한 리테일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IT 인프라가 갖춰진 상태에서 금리인하 등 시장환경이 개인투자자에게 우호적으로 흘러갈 경우 그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결국 인도네시아 시장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
한편 NH투자증권이 1000~2000억원 규모로 인도네시아 사모펀드(PEF) 시장에 진출해 현지 기업 투자에 나서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NH코린도증권과의 연계는 없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대규모 사모펀드 진출은 현지법인과 관련성이 떨어지는 이슈로, 본사 IB PE(프라이빗에쿼티)사업부문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며 "물론 현지법인에서 공조는 해주고 있고, 향후 추가적으로 연계해 사업을 추진할 수는 있겠지만 이번 PEF 진출과 NH코린도증권과의 연관성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