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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건설이 남광토건을 인수한지 약 1년. 남광토건은 3분기 들어 올해 첫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더 이상의 행운은 없어 보인다. 반면, 풀어야 할 과제는 산더미다.
16일 남광토건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은 38억원으로 세운건설에 인수된 이후 첫 흑자를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2015년 506%에서 368%로 대폭 줄었다.
과거 남광토건은 민간 도급공사 채권의 대규모 부실과 과도한 시행사 연대보증 및 대여금 증가에 따른 자금부담으로 회사사정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후 남광토건은 2012년 워크아웃 절차를 밟았지만 이에 따른 수주 및 매출감소로 재정은 파탄났다. -
결국 남광토건은 새주인을 맞이할 상황까지 직면했다. 세운건설은 지난해 말 컨소시엄을 구성, 남광토건 지분 22.46%를 인수하며 1대 주주로 올라섰다. 특수관계인까지 더하면 지분율은 65.33%다.
문제는 올 3분기를 제외한 최근 5년 간 남광토건 실적이 바닥을 쳤다는 데 있다. 남광토건은 최근 5년 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자연스레 '좀비기업' 리스트에 올랐다. 좀비기업이란 영업이익으로도 대출금 이자를 갖지 못하는 상태가 3년 이상 지속된 기업을 말한다.
실제 남광토건 영업손실을 보면 △2011년 1170억원 △2012년 1490억원 △2013년 233억원 △ 2014년 404억원 △2015년 509억원으로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올해도 △1분기 53억원 △2분기 2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즉, 계속된 영업손실로 이자보상비율이 1에 못 미칠 뿐 아니라 마이너스로 돌아선지 오래다.
남광토건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반복했지만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자본 415억원, 자본금은 490억원이다. 즉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과제가 남아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남광토건은 적자에 허덕이면서 결손금이 누적되고 있다. 5년 간 결손금 추이를 보면 △2012년 6357억원 △2013년 6772억원 △2014년 7831억원 △2015년 8596억원을 나타냈다. 다만 올해 3분기 기준 8574억원을 나타내며 소폭 감소했다. 이는 총포괄손익 21억원을 기록하며 결손금을 상쇄한 탓이다.
기업은 통상적으로 결손금을 해소하기 위해 감자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자차익을 통해 결손금을 해결한다. 그러나 남광토건은 자본금 대비 결손금 규모가 크다.
세운건설 인수 효과를 위해서 재무 건전성뿐 아니라 내부 직원 결속력 다지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과거 남광토건은 부실경영을 대주주에 묻는 등 책임경영을 펼치기도 했다. 일례로 2011년 11월 감자결정 공시를 보면 △대주주는 보통주 100주를 동일한 액면주식 1주로 병합 △소액주주는 보통주 10주를 통일한 액면주식 1주로 병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자구노력은 세운건설 인수 이후 자취를 감췄다. 아니 오히려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시키는 모습이다. 세운건설에 인수된 뒤 남광토건 직원은 2012년 379명에서 올 3분기 기준 171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심지어 남은 직원의 열에 넷은 비정규직이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광토건 직원 171명 중 40.3%(69명)는 비정규직이다. 회사내부에서도 세운건설이 강제적으로 인원감축을 시도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남광토건지부는 "세운건설은 법정관리 이후 인원을 줄이면서 부당노동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향후 새로운 수주 현장에 정식 기술인력이 부족한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