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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정기 이사회에서 연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최순실 사태와 관련된 세간의 의혹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날 오후 3시 포스코센터 서관 18층 스틸클럽에서 정기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올해 경영실적과 내년 사업계획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달에 한번꼴로 열리는 정기 이사회가 이날 주목을 받았던 이유는 권오준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힐 수 있는 마지막 공식 석상이었기 때문이다.
포스코 내부 규정에 따라 전임 회장은 임기 만료 3개월전까지 연임 의사를 밝혀야 한다. 권오준 회장 임기는 내년 3월 14일이기에 늦어도 이달 14일전까지는 연임 여부 의사를 표시해야 한다.
이날 권 회장이 연임을 공식화함에 따라 포스코 회장 승계 구도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포스코 이사회는 CEO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 단일 후보가 된 권오준 회장의 자격을 심사할 예정이다.
권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서 다음 이사회에서는 이 안건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권오준 회장은 연임에 강한 의욕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후 적극적인 구조조정으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는 지금 임기 만료로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는 아쉽다는 평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권 회장 이름이 거론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의혹에 포스코를 위해 어떠한 선택을 하는 것이 옳은지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연임이라는 선택지를 내놓으면서 권 회장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갖은 의혹에 대해 정면돌파해 나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의혹을 풀어낼 자신감 없이는 연임 의사를 밝히기 어려웠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 회장은 최근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진실을 이야기하면서 의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성장동력을 찾아서 포스코가 더욱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연임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아직까지 끝내지 못한 포스코 구조조정도 연임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게 업계 시각이다. 2014년 3월 포스코 8대 회장에 선임된 권오준 회장은 눈덩이처럼 커진 포스코그룹을 차례차례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까지 98건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권오준 회장은 내년까지 50여건의 구조조정을 더 진행해, 최종적으로 149건의 목표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구조조정의 연속성을 볼 때 권오준 회장이 연임을 결정한 것은 포스코 입장에서는 올바른 선택"이라며 "이제 막 연임의사를 밝힌만큼 아직까지 여러 절차가 남아있다. 시국이 급변하고 있어 지금 섣불리 예단하기에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