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부동산대책, 대출규제 등 분양시장 하락 예상중견사, 사업 다각화 본격 추진

  • 건설사들이 2017년 분양사업을 앞두고 안전모드를 선택했다. 자체사업을 최소화해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내년 2만852가구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 중 자체사업은 총 4개 단지다. 다만 3개 단지가 컨소시엄으로 구성돼 현대건설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는 위험 부담이 있었던 사업을 마무리하는 것에 목적을 뒀다"면서 "내년은 올해보다 도시정비사업 등 안정적인 사업을 중심으로 분양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내년 분양사업 최우선 과제로 리스크 감소에 목적을 두고 있다. 11·3부동산대책 영향과 대출규제·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청약자 수가 줄어들면서 1순위 마감 단지도 감소할 것이란 의견으로 연결된다. 건설사가 보수적으로 분양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GS건설은 내년 20개 단지에서 총25897가구를 분양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 중 자체사업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서울 개포8구역이 유일하다. 올해 30개 단지 중 자체사업이 4개 단지라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앞으로 분양시장은 정부 규제와 입주가 몰리면서 올해보다 활발하게 형성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면서 "건설사들도 도시정비사업을 중심으로 분양전략을 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역시 올해와 마찬가지로 서울을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개포시영 △서초우성1차 등을 순차적으로 분양한다. 

    이렇게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도시정비사업을 선호한다. 총 가구수와 비교해 일반분양이 30% 내외로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도급제로 계약한 사업지는 공사비만 챙기는 구조다. 반대로 자체사업은 금융부담과 미분양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시장 불안 요소가 등장하고 있어 내년 분양시장에 리스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건설사들은 사업 다각화를 고민해야 하지만, 당장 성과를 내기 어려워 공급물량을 줄이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특히 건설사들은 내년 주택공급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시장 하락을 예고하는 정부 규제가 쏟아진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사업을 섣불리 진행할 수 없어서다. 10대 건설사 중 7곳이 내년 공급물량을 올해보다 축소한다.

    대우건설은 올해 2만8666가구에서 소폭 줄어든 2만7612가구를 선보인다. 대림산업도 올해 2만3355가구에서 내년 1만5309가구로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반면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1만165가구에서 약 80% 늘어난 1만8446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연말에 해당 지역 공급량과 앞선 분양성적을 통해 내년 사업계획을 마련한다"면서도 "시장 상황에 따라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견건설사들도 내년 사업을 앞두고 고민이 커지고 있다. 주택사업에 집중하는 특성상 중장기적 사업 포트폴리오 구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2년간 주택공급을 충실하게 진행해 중도금과 입주잔금 등으로 재무적으로 문제 될 것은 없다"면서도 "주택사업에 초점이 맞춰진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해선 고민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견건설사들은 사업성이 우수한 택지지구 확보 여부에 따라 내년 전략도 달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건설사는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만4938가구 선보인 중흥건설은 내년 1만2500가구를 예고했다. 특히 택지지구뿐 아니라 도시정비사업과 뉴스테이 등 차별화 전략을 꾀했다. 

    또 다른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택지지구 사업이 정비사업보다 수익성은 높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전반적으로 분양시장 침체를 예상하지만, 수요가 몰리는 택지지구 인기는 꾸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