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 상승률 0% 유지하며 '보합'가족 구성원 재편 "미래 가치 높아질 것" 의견도

  • 분양시장에서 여전히 중대형 아파트 부진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사들이 '희소성'을 강조하며 신규 물량을 선보이고 있지만 청약 성적은 신통치 않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이 지난달 서울 서대문구에 선보인 'DMC 2차 아이파크'는 1순위 청약 결과 △전용103㎡ 0.74대1 △전용114㎡ 0.38대1 등을 기록했다. 반면 단 8가구 공급됐던 전용59㎡는 평균40.38대1의 1순위 경쟁률을 기록했다. 

    1∼2인 가구증가에 따라 중소형 수요가 급증한 데다가 환금성이 우수해 건설사들도 중소형 상품을 위주로 신규물량을 선보이는 추세다. 이 같이 중대형 물량이 줄면서 건설사들은 '희소성'을 강조하고 있다.

    중대형 분양 물량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2007년 전체 분양 29만402가구 중 전용85㎡ 초과 물량은 36.5% 인 10만5996가구에 달했다. 2007년 이후 해당 비율은 줄어 지난해 전체 51만5886가구 중 중대형은 3만8996가구로 전체의 7.6%에 그쳤다.

    최근 실내 설계 수준 발달도 중소형 상품의 선호도가 높아진 이유로 풀이된다. 발코니 확장을 통해 중대형 못지않은 실거주 면적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도 중대형 상품에 1순위 통장을 아끼고 있다. 1순위 통장을 쓰기보다는 2순위 혹은 미계약분을 이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GS건설이 지난달 영종도에서 선보인 '스카이시티자이'는 전용91∼112㎡, 총 1034가구로 조성된다. 청약결과 313명만이 1순위 통장을 꺼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분기별 전용85㎡ 초과 1순위 청약 경쟁률을 보면 △1분기 1.05대1 △2분기 1.43대1 △3분기 6.76대1 △4분기 5.35대1을 기록했다. 반대로 전용60㎡이하는 △1분기 20.38대1 △2분기 9.06대1 △3분기 16,62대1 △4분기 36.52대1을 나타냈다.    

    중대형의 매매가격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1분기 수도권 전용85㎡초과 매매가격 상승률은 0%을 기록하며 보합세를 유지했다.

    건설사들도 중대형의 선호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적인 관점으로 사업을 이끌고 있다. 투자 수요가 한계가 있는 상품 특성상 실수요자를 끌어들여 계약률 높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대형은 높은 관리비 등으로 찾는 수요가 한계가 있다"며 "핵심 입지 사업이 아니라면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동탄2신도시에서 전용93∼104㎡, 총 689가구로 이뤄진 '동탄2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9차'를 선보였다. 이 단지는 6개월 만에 100% 계약을 완료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중대형 상품은 가격대가 높아 장기적인 계획으로 사업을 준비한다"며 "가격대가 높아 수요 한계가 있어 고급화 이미지를 심어 희소성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추후 가족 구성원 변화에 따라 중대형 상품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의견도 있다. 치솟는 전셋값과 육아 문제로 부모와 거주를 희망하는 '리루터족'이 늘고 있어서다.

    중대형 상품 수요도 자츰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거래된 서울시 전용85㎡ 초과 중대형 아파트의 매매거래량은 1만1253건이었다. 이후 △2014년 1만4921건 △2015년 2만260건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중대형 매매거래량은 4212건을 기록하며 전체 거래량의 16.9%를 차지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분양시장이 실수요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중대형의 상품도 인기는 높아질 것"이라며 "최근 전셋값도 주거 쾌적성을 바탕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